중국 여성들에게도 성형수술이 인기다. 시장 규모는 날로 커져가고 자연히 불법시술과 부작용도 늘고 있다. 특히 미성년에게 암암리에 시행하는 수술은 더 위험하다. 때문에 광저우시에서는 2013년부터 이를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취업을 해서 월급을 타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월급을 모아서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는 답변을 중국 여대생들에게서 간혹 듣곤 한다. 또는 취업을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드물게 들리곤 한다. 중국 여학생들의 성형수술은 한국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상하이나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이는 깊이 팬 쌍꺼풀 수술 자국이 있는 여성을 보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평소 얼굴을 알고 지내던 단골 편의점이나 식당의 종업원이 어느 날 우뚝하게 솟은 콧날을 하고 나타나는 일도 몇 번 있었다.

중국의 성형수술은 전체 인구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절대 숫자는 상당해서 세계미용성형외과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성형수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시술을 한 건수가 2010년 한해에만 무려 130만 건에 달한다. 공식적인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의 성형 수술은 약 70% 가량이 무면허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불법 시술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백만 건의 성형이 이뤄지고 있다. 불과 15년전까지만 해도 성형수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나라에서 현재 성형시장은 약 24억달러(한화 2조65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가 청소년의 성형수술을 규제하는 법령을 마련한 것도 무분별한 성형수술이 지나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 법령이 통과되면 광저우는 중국내에서 성형수술을 규제하는 첫 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 법령에 따르면 18세 이하의 청소년이 미용을 목적으로 성형수술을 받고자 할 경우에는 의사가 해당 청소년과 그 부모 혹은 법적 후견인에게 성형수술에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 등을 상세히 통지해야하는 의무가 필수적으로 부과된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아직 성장이 완전하지 않은 청소년들까지 성형수술에 나서면서 이와 같은 법령이 나오게 된 것이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까지 타깃으로 해서 방학 중 성형수술을 받으면 20% 할인을 해준다는 행사까지 실시하면서 더욱 청소년 성형수술에 대한 논란이 가열됐다.

심지어 정부나 군에서 운영하는 병원까지 성형시술의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상하이 제9인민병원의 경우 종합병원임에도 2011년 한해에만 총 5만건의 성형수술을 실시했다. 이 병원은 지난 5년간 매년 50% 이상의 환자 증가세를 나타냈다.
더구나 성형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어린 청소년들이 성형외과 전문이 아닌 병원에서 시술을 받거나 위험천만하게도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등에서 시술을 받는 경우가 늘면서 위험성이 가중된 것이다.

소규모의 성형외과들은 청소년 수술시에 부모님의 동의서를 요구하지도 않고 코 성형이나 쌍꺼풀 등은 중학생들도 하는 쉬운 수술이라는 식으로 청소년들을 호도하는 것이 문제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전문의나 혹은 비인가 의료시설에서 성형수술을 받아 부작용이나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연간 2만건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성형수술은 아직 성장기가 완전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높은 기대치를 가진 경우가 많아서 수술이 잘돼도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지적이다.

상하이의 소규모 성형외과들은 얼굴을 갸름하게 해주는 비용으로 1000위안(한화 약 17만원)을 요구하는데 보톡스 대신 효과가 유사한 중국 약품을 쓴다는 식으로 정확한 약품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태반이다. 코를 높이고 싶었던 한 여학생은 첫 수술에서 실리카겔을 주입했다가 불편함이 느껴지자 이를 고어텍스와 유사한 물질로 바꾸는 2차 시술을 받았고 현재는 코를 건드리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 부유한 도시로 꼽히는 광저우시의 경우 성형외과와 피부미용관리업의 주요 고객이 40~50대의 중년 여성과 함께 10대 청소년인 경우가 많다.

광저우시는 11월 15일까지 해당 법령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의회에 연말까지 이를 제출, 통과되면 2013년 상반기 중으로 법령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법령으로 해서 타격을 입게 되는 성형외과 등 병원과 미용시술을 중점으로 하는 피부관리실 등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지만 광저우시 측은 해당 법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해당 법령에는 청소년들이 문신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었으나 성형수술에 비해서 그 위험도가 낮다는 이유로 최종 내용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 브랜드들
진상지호우바오, 호나우도도 반한 캔디?

광시진상지지투안공시는 1994년 세워진 제약회사이지만 1956년에 만들어진 사탕업체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유명한 제품은 중국식 목캔디인 진상지호우바오다. 진상지는 꾀꼬리같은 목소리라는 뜻이며 호우바오는 목에 좋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목이 붓거나 칼칼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상지 제품은 한약과 같은 맛이 나지만 설탕이 첨가된 사탕형태로 만들어져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진상지 제품은 상하이 화동사범대학 생물학과의 왕야오 교수가 중국 전통 약재와 꿀을 배합해서 실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상지호우바오의 인기는 매우 높아서 미국, 캐나다,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되는 것은 물론 가짜 진상지호우바오도 시중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진상지호우바오는 몇 년 전 유명 축구선수인 호나우도의 얼굴을 TV광고에 무단으로 실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진상지투안공시는 중국에 온 당시 레알마드리드팀을 저녁 식사에 초청하고 호나우도에게 진상지 캔디상자를 든 채 사진을 찍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후 사진이 TV광고에 게재되면서 소송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진상지측은 이후 조용히 사진을 내렸는데 원했던 광고 효과는 이미 톡톡히 누린 셈이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지현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