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편안한 착용감과 지적이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고객에게…”
2006년 8월 런칭한 LG패션 여성복 브랜드 모그(MOGG)의 제품 철학이다. 모그는 편안하지만 갖춰 입은듯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고감도, 다감성의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적절한 트렌드와 현대적 세련미를 부각시킨 럭셔리 캐릭터 브랜드를 지향한다. 특히 다양한 단품 아이템을 이용해 소비자 스스로 코디할 수 있는 실용적인 면을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LG패션 본사에서 만난 나효진 씨디(CD:Creative director)에게서도 모그 특유의 여성스러움과 현대적 세련미가 느껴졌다. 그는 한섬의 여성 의류 브랜드 타임(Time)에서 디자이너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여놨고, 이후 LG패션에서 씨디로 활동하고 있다.

“모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텔리전트 데일리 시크(Intelligent daily chic)’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하나의 아이템으로도 드레스업 또는 캐주얼하거나 스포티하게 연출할 수 있는 게 모그만의 강점이죠.”
모그의 소비자 타겟은 27세의 마인드를 가진 고급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다. 실제 구매 연령대는 30대 직장여성이다.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 뿐 아니라 가정이 있는 여성 역시 대상에 속한다.

나 씨디는 “요즘은 옷으로 자신을 표현함에 있어서 젊어 보이지만 일을 할 때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원한다”며 “사실 각 소비자들의 기호가 까다로워짐에 따라 연령대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그가 처음 국내에 소개 됐을 때, 스텔라 테넌트와 다리아 워보이, 카르멘 카스, 아기네스 딘 등 세계 톱모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글로벌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출발 시점부터 줄곧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하며, 광고판에는 모그라는 브랜드 이름만 표시해 대중에게 고급 해외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이다. 이후 신생이지만 LG패션에서 내놓은 브랜드라는 점을 서서히 소비자들에게 인식 시키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LG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을 동시에 얻었다.


모그의 전략은 꽤 성공적이다. 이제 6년차인 모그는 기존 국내 여성복 브랜드가 15~20년 역사를 가진 것에 비하면 신생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재 국내 31개, 중국에서는 1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창기 50억에서 이제는 350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반응이 좋습니다. 중국에서 모그는 고급스럽고 심플하고 독특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체형을 고려해 중국에서는 4개의 사이즈가 준비되지만, 디자인은 국내와 같습니다. 베스트 판매를 비교해 보면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 중국에서도 호응도가 좋습니다.”

모그의 캐시미어 코트는 100만원 후반, 재킷은 50~60만원, 원피스 40~60 만원 대다. 중국에서는 관세 등의 이유로 더 비싸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모그는 명품으로 통하고 있다는 게 나 씨디의 설명이다.

“중국이 세계화 되면서 유학도 다녀오고 중국내에 해외 유명 브랜드가 많이 입점하면서 그들의 인식도 달라졌어요. 모그는 봉재처리나 소재가 고급스럽고 독특한데 이러한 점이 중국 여성들로부터 인기요인이라고 분석됩니다. 중국에 출장을 가면 그들이 궁금해 하는 건 요즘 한국여자 스타일이예요. 그들은 어떻게 멋을 내는지 궁금해 하고, 모그 옷을 입으면 한국사람 같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의 테스트 마켓으로 통한다. 중국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모그는 유럽 진출도 계획중이다. 나 씨디는 “유럽의 멋스러움을 추구하는 모그의 철학을 그대로 가져가서 모그스러움으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자신있는 표정을 지었다.

나 씨디는 항상 무엇인가를 결정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독단적으로 행동하진 않는다. 사람의 아이디어로 움직이는 직업이기 때문에 모두의 말을 경청해서 듣는 편이다.

그는 “현재 중3 딸이 있다”며 “가정이 있고 애가 있어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리드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들에게 브랜드 감성을 제안하고 같이 호흡해야 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나 씨디는 2013년 S/S에는 소재가 발달된 시크하고 좀 더 멋진 여성을 표현하는 옷들이 강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실용적인 소재와 시크한 디자인의 조화가 이루어진 대중적인 옷을 꼽았다. 활동하기 편한 스포티지룩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될 전망이라고 한다.

최근 경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경기를 가장 많이 탄다는 패션시장 역시 얼어붙은 상태다. 이와 관련 나 씨디는 “과거 소비자들이 의류를 이용해 멋을 부리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내적인 평화인 먹거리나 여행에 더욱 신경을 쓴다”며 “이런 상황에 맞게 브랜드가 성격이 강해지고 정체성을 정확히 내세워서 그 브랜드를 소비자가 찾아가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 브랜드 역사가 길다고 소비자가 충성하는 것은 아니다”며 “트렌드에 좌지우지 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모그는 앞으로도 우리만의 감성과 스타일로 소비자를 공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