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는 장염·급체 등을 피하기 위해 음식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골절·외상·화상 등은 빠른 응급처치가 필수이며, 어설픈 민간요법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뱀이나 가축에게 물렸을 때는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지난 1월 설을 맞아 고향에 찾은 주부 김모(35) 씨는 정신이 없었다. 전날인 금요일부터 시작된 설 연휴에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분주했기 때문이다. 명절 전 날이라서 유치원도 문을 열지 않아 7살과 5살짜리 아들들도 함께 집에 있었다. 아이들을 챙기며 분주하게 부모님 선물을 포장하고 며칠 동안 입을 옷 등의 짐을 챙겼다.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귀향길에 올랐지만, 이미 정체는 시작되었다. 평소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8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차에서도 개구쟁이 아이들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부터 차례 음식을 만들고 친척들의 식사를 챙기느라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명절 첫날부터 작은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열이 심하게 나면서 끙끙 앓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큰 아이는 사촌들과 놀다가 넘어져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을 입었다. 시골이라 응급실이 있는 병원까지 거리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고, 문을 연 약국조차 없다. 때문에 김모 씨는 명절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주부들이라면 김모 씨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명절이면 평소보다 더 해야할 것이 많아 아이들을 챙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프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게 마련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추석 등 명절에 우리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병과 사고의 대비책을 알아보자.

추석에 가장 많이 응급실을 찾는 질환은 바로 장염이다. 기름진 음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평소 자신의 양보다 많이 먹는 것이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염은 황색 포도상 구균이나 바실러스 세레우스라는 식중독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균은 조리자의 손 등에 묻어 있거나 혹은 신선하지 않은 음식물에 존재하다가 음식 먹을 때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특히 추석 음식인 송편의 경우 손으로 빚기 때문에 이들 균에 의해 장염에 노출 될 수 있다. 장염이 심할 경우 배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아울러 음식을 급하게 먹다가 체할수도 있다. 급체는 일반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염증물질이 원인이 아니라 단순 과식으로 인해 위에 음식이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는 것이다. 위에 음식이 오랫동안 머무르면 위장벽을 자극하여 위산분비 과다와 함께 위장의 운동능력 저하 등으로 2차적인 위장 경련이 발생하여 통증을 동반한다.
장염이나 급체에 노출되면 무릎을 구부리고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울러 핫팩이나 수건을 덮어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복근의 긴장이 이완되어 통증이 완화된다. 또한 일명 ‘엄마 손은 약손’의 민간요법도 효과가 있다. 설사를 할 경우에는 집에 비치해놓은 지사제를 먹기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좋지 않은 균이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수분을 보충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아직 뼈가 약해 가볍게 넘어지는 충격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뛰어놀다보면 골절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미 골절이 발생했다면 움직임을 줄여야 한다. 특히 아이들만 있을 때는 어른들에게 혼날까 두려워 억지로 움직이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불필요한 움직임으로 인해 추가 상처를 만들게 된다. 부러진 뼈가 주위 근육과 인대 등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하게 넘어졌을 경우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시켜야 한다. 이후 어른에게 이를 알리고 부러진 부위를 고정 시킨 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한다. 상처가 심하다면 119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행히 뼈는 부러지지 않고 삐기만 했을 경우에는 움직임을 줄이고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찜질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순서다. 상처가 붓는 것을 막는 냉찜질을 30분 이상 한 후 하루 정도 이후에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온찜질을 해야 한다.

찢어지거나 갈리는 등의 열상도 많이 발생한다. 이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칼질을 해야 하는 30~40대 주부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열상이 발생할 경우 우선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지열을 한 후 흐르는 물에 상처를 닦는 것이 중요하다. 산이나 마당 등 흙이 있는 곳에서 넘어져 열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아이가 최근 5년 동안 파상풍 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빠른 시일에 반드시 병원으로 데려 가야 한다.

아직 아궁이를 사용하는 곳도 많고 사촌 형제들끼리 불장난을 하는 일도 있어 화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화상이 발생하면 그 즉시 흐르는 물에 상처를 20분 이상 노출시켜야 한다. 연고 등 약을 바르는 것은 그 다음이다. 화상은 열기를 빼고 감염을 막기 위해 상처를 씻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약품이나 약국을 찾기 위해 시간을 지연하면 오히려 상처가 악화될 수 있다.

아울러 참기름이나 술, 감자 등을 화상 부위에 발라야 한다는 속설을 경계해야 한다. 이 같은 민간요법은 상처를 더욱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화상이 심하면 옷을 벗겨야 한다. 그러나 무리하게 옷을 벗기다가 피부 조직이 상할 수 있다. 따라서 화상이 심하다면 찬물을 먼저 붓고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이 외에도 뱀이나 가축에 물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뱀에 물리면 독을 빼기 위해 입으로 빨아내야 한다는 속설을 믿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상처를 더욱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 독사라고 판단되면 상처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쪽을 피가 통하지 않도록 묶고 병원으로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가축 등 짐승에 물렸을 경우도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음식으로 인한 피부 질환 예방하려면
추석 때 음식을 잘 못 먹으면 아토피, 건선, 두드러기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피부 질환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피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추석 때는 피부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특히 주의해야 할 음식들이 있다. 우선 과식을 피해야 한다. 과식으로 인해 소화에 이상을 일으키면 몸속에 비정상적인 열이 발생하며 이러한 열은 피부 질환을 생겨나게 하거나 기존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두 번째로 전, 고기, 부침개 등과 같은 기름진 음식에 주의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몸속의 온도 상승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서 피부에 열이 많이 있거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피부 질환이 생기거나 현재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세 번째로 껍질 있는 해물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게와 새우, 조개 등이 있다. 껍질 있는 해물은 대부분 독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해물이 지닌 독성 때문에 피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네 번째로 튀김이다. 추석 때 많이 먹는 음식 중에서 고구마튀김, 닭튀김과 같이 튀긴 음식은 기름진 성분의 과다 섭취로 인해서 피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러므로 튀긴 음식은 소량만 섭취하거나 멀리하는 것이 좋다. 추석 때는 과식을 하거나 평상시에 먹는 음식과는 다른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기름진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껍질이 있는 해물을 많이 섭취하면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두드러기 등과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음식은 가급적 피하거나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피부 질환의 악화를 막고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 =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이기훈

만성질환 자녀 약 못 챙겨 갔을 때 이렇게 하세요
아토피 약이 없을 경우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습력을 높이기 위해 10분 정도 반신욕을 한 다음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비염 가을에는 특히 알레르기 비염환자가 급증한다. 호흡기가 약한 소아의 경우 변화된 환경에 더 쉽게 비염에 노출 될 수 있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으로 시작하여 코로 전혀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수돗물 1L에 천일염 9g을 섞어 콧속을 세척하면 도움이 된다.

감기 및 고열
기침, 가래 등의 가벼운 호흡기 증세만 있다면 가습기 등을 이용하고 습도를 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물을 많이 먹어 탈수증세를 예방해야 한다. 열이 심하지 않다면 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적혀 닦아주거나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38도 이상의 고열일 경우 찬 물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낮추면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라마르 이수점 김민영원장

김승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