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폐막한 베를린 국제 가전박람회(IFA)의 화두는 단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였다. 이외에도 국내 벤처기업에서 선보인 ‘스마트옷걸이’, ‘무선 3D 손가락 마우스’, ‘유리창 청소로봇’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OLED TV와 스마트 옷걸이는 올해 4분기 상용화 될 예정이다.

# 2012년 10월 어느 날, 스마트한 세상답게 요즘 사용하는 가전기기들을 쓰다보면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USB전원을 이용해 옷을 걸기만 하면 항균·탈취·건조가 되는 ‘스마트 옷걸이’는 싱글족인 나에게 정말 유용한 제품이다. 지난 밤 회식의 여파로 옷에 고기 냄새가 잔뜩 배어있었는데, 스마트옷걸이에 걸어 놓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향기가 난다. 옷을 간편하고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켰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만큼 만족스럽다. 채널을 돌릴 때 반응 속도도 빠르고 화질이 선명하고 밝아 눈의 피로도 훨씬 덜하다. 두께가 얇아 작은 오피스텔에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든다.

회사로 출근한 나는 유리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로봇이 자동으로 이동하면서 유리창을 닦고 있는 것이다. 동료에게 물어보니 유리창 청소로봇이란다. 우리 회사와 같이 높은 건물에서 사람이 직접 매달려서 청소하는 것을 보면 위험해 보였는데 사고 걱정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업무의 시작 시간이 왔다. 지난달 구입한 무선 3D 손가락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 작업을 한다. 프리젠테이션 리모컨과 펜 기능도 있어 지난번 회의 때 유용하게 사용한 경험이 있어 요즘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지난 5일(현지시간) 폐막한 베를린 국제 가전박람회(IFA)에서 선보였던 몇몇의 스마트한 기기들을 오는 10월이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39개사가 참가해 선보인 신기술과 신제품들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삼성과 LG가 내놓은 OLED TV였다. 두 회사 모두 상용 제품 출시시기를 4분기로 못박았다. ‘세계 첫 OLED TV 출시’가 약 한두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OLED TV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LED(발광다이오드) TV보다 화질이 선명하고 실제 자연에 존재하는 수천만 가지의 색상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LCD TV보다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를 뿐 아니라 구현 가능한 색상이 30% 이상이다.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 별도의 백라이트유닛 필요 없이 두께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OLED TV는 현재 LG와 삼성만이 시험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TV다. 어느 기업이 먼저 출시하느냐에 따라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라 두 기업 간의 눈치싸움 역시 치열하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4분기 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하자 권희원 LG전자 사장이 “우리가 경쟁사 보다 먼저”라고 응수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TV는 내년 25만 대에서 2014년에는 225만 대로 해마다 10배 정도씩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벤처기업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옷을 걸기만 하면 항균·탈취·건조가 되는 ‘스마트옷걸이(Smart Hanger)’(HNC), 높은 건물의 유리창을 자동으로 안전하게 청소해주는 ‘유리창 청소로봇’(일심글로발),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는 ‘무선 3D 손가락 마우스’(네오리플렉션)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해에는 작년대비 20% 증가한 1.2억달러의 수출 상담실적을 올렸다. HNC 자사 제품 브랜드 ‘VUUM’의 신제품 ‘스마트 옷걸이’는 의류에 배인 땀 냄새, 고기 냄새, 세균 등에 대해 불쾌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스마트 옷걸이는 원적외선 발열체와 음이온, 자연 휘산 방식을 이용해 의류에 손상 없이 살균·건조해 옷을 입었을 때 상쾌한 느낌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휴대용 의류 관리 제품이다. 겨울철 매번 세탁 및 드라이하기 힘든 고급 의류, 비즈니스 미팅, 매일 입는 자녀의 교복, 회사 유니폼, 운전 중 옷을 청결히 관리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다.

HNC 소완일 마케팅팀장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HNC의 최첨단 클린룸 기술 및 공기조화 기술을 집약시킨 VUUM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검증받고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국내에서는 올해 10월, 해외에서는 올해 12월에 출시된다”고 말했다.

일심글로발의 유리창 청소 로봇 ‘윈도로(Windiro)’는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인 유닛(IN UNIT) 과 청소를 담당하는 아웃 유닛(OUT UNIT)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부착돼 이동하면서 유리창 전용세제 분사와 초극세사 패드의 회전을 통해 외부 유리창을 청소하는 지능형 로봇이다. 네오듐자석(Nd-Fe-B Magnet)을 이용한 유리창 양면 자력 부착방식으로 추락의 위험이 없다.

또한 자력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두께의 유리창 청소가 가능하며, 초극세사 클리너 패드와 전용세제를 이용한 우수한 청소 능력 구현과 창틀인식 센서, 자세측정 센서 등을 이용한 자율주행기능 구현도 한다. 이에 고층건물이나 커피숍, 레스토랑, 상가매장 등 개방 가능한 유리를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 일심글로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3000대 정도 판매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량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오리플렉션의 ‘무선 3D 손가락 마우스’는 손가락 좌우 이동과 기울어짐 등 미세한 움직임으로 마우스를 제어한다. 넷북과 노트북용 마우스로 사용 가능하다. 마우스 기능과 함께 프레젠테이션 리모컨과 펜 기능도 지원한다. 작년 초부터 판매중인 이 제품은 아직 판매량을 미비하지만 이번 IFA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을 예상하고 있다.

2012 IFA 트렌드

에너지효율&친환경 냄비 위치를 자유롭게 놓아도 조리가 가능한 인덕션, 스팀과 다림질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다리미 등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춘 생활가전이 눈에 띄었다. 또한 세제량을 줄이거나 물 사용량을 적게 하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친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혁신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허문 OLED·UD TV 등 혁신적인 신기술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의 슈퍼HD나 울트라 HD의 기술을 뛰어넘는 4K와 8K 디스플레이와 OLED 디스플레이가 돋보였다.

편의성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의류를 건조하는 과정에 향을 추가하는 의류건조기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섬유 손상을 줄이기 위한 패브릭 케어 기술, 소음을 줄이기 위한 저진동·저소음 기술이 등이 소개돼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했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