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튜디오 100]


낙성대에서 카페 텐테이블을 운영하는 김태정 사장은 일반적인 카페 입지 조건을 따르지 않았다. 카페나 식당이 거의 없는 주택가의 골목에서 창업을 했다. 대신 자신이 직접 제작한 가구와 인테리어, 고품질의 맛있는 커피 등 확실한 콘셉트로 매장을 설계하자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대학가의 학생들이 단골이 됐다. 평균 월매출 1500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낙성대동에서 카페 텐테이블(10table)을 운영하는 김태정(35) 사장은 주택가 한복판이라는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평균 월매출 15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주 고객층은 인근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로 전체 고객의 80%를 차지한다. 매장은 학교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다. 가깝지는 않지만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서울대의 명성에 비해 주변 문화공간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느낌이었어요. 괜찮은 카페도 하나 없으니 공부만 하고 숨돌릴 곳도 없는 학생들이 안쓰럽더라구요. 학생들이 일부러 강남까지 가서 노는 거예요. 좋은 분위기에서 차 한 잔 하고, 와인 한 잔 할 공간이 있으면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도 손님들이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했죠.”

틈새를 공략한 그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학생들이 한두 명씩 매장을 찾게 되면서 입소문을 타게 됐고 그것이 서울대 트위터 동아리인 ‘순우당’을 통해 교내·외에 알려졌다. 소셜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점점 많아져 한 때 이곳은 트위터하는 사람들의 아지트라 불릴 정도가 됐다.

텐테이블은 2년 전 문을 열었다. 작년에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방학 때는 다소 주춤했다. 요즘은 방학 때도 단골들이 많이 찾아와 월별 매출 편차가 거의 없어진 편이다.

텐테이블은 인테리어가 가장 눈에 띈다. 수년동안 목공기술과 커피에 대해 공부했던 김 사장은 국내 최고 수준 대기업을 그만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처음에는 가구공방을 겸하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목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목공을 함께 하고, 한 쪽에서는 커피도 마시는 컨셉트였다. 하지만 매장이 좁아 어쩔 수 없이 카페로 창업을 하게 됐다. 대신 가구에 대한 안목과 기술로 매장 인테리어를 직접 꾸몄다.

김 사장은 테이블 10개를 직접 만들고 상호를 '10 테이블'이라고 정했다. 매장 내·외벽도 나무재질로 직접 꾸몄다. 탁자, 의자 등 손수 만든 작품들도 채웠다. 라임이나 허브 같은 식물을 직접 키우기도 하고 모던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소품들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매장 분위기를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가장 공들인 부분은 가구였다. 해외 고가 브랜드 가구라도 가게 콘셉트에 맞는다면 과감하게 투자했다.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스스로한텐 떳떳하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사업은 초기비용을 빠르게 회수하는게 성공요인 중 하나인데 저는 아직도 초기비용을 회수하지 못 했습니다. 창업을 계획 중이시라면 명심해야 할 내용입니다.”


김 사장은 카페의 기본 메뉴인 커피의 맛과 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브랜딩을 직접 했다. 원료인 커피콩은 스페셜급 원두를 구입해 사용했다. 그는 국내 최고의 에스프레소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커피를 볶는 로스팅 기술도 갈고 닦고 있다.

그 외에도 주기적으로 메뉴를 바꾸며 변해가는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처음엔 커피와 와인을 팔았으나 최근엔 커피와 칵테일로 메뉴를 바꿨다. 최고의 맛을 내는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일류 호텔급 요리사를 채용하는가하면 그가 직접 인터넷 등에서 칵테일 레시피를 찾아 연구하며 메뉴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개인 카페는 복합적인 카페 개념으로 가야지 한 가지만 파는 건 비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커피숍은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닙니다. 카페를 주로 찾는 사람들은 카페에서 친구도 만나고 여가도 즐기고 밀렸던 과제와 업무를 처리합니다. 그런데 개인 카페들은 그런 장소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메뉴를 다양화해서 커피 외에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야 하죠.”

그리고 가게를 찾는 고객들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커피잔, 유리잔 등 찻잔과 핸드드립퍼 등도 음료의 특성에 맞게 하나하나씩 사 모아 가게 벽 한편을 장식했고 창업초기엔 원두가격이 비싸도 고객이 원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커피를 리필해줬다. 항상 웃는 모습과 친절한 응대는 하늘이 무너져도 지키는 기본이었다.

“단골이 많다보니 손님들 각자의 취향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음료만 해도 음료마다 내는 잔이 다 다릅니다. 핸드드립잔 하나라도 좋은 게 있다면 수소문해서 빈티지잔을 하나씩 모아 서비스 했습니다. 알아주시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손님이 모르신다고 해도 제 스스로 최선을 다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손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다.”

남들이 모두 원하는 입지는 초기 자본금이 비싸고 경쟁이 치열하다. 김 사장은 틈새를 공략했다. 명확한 목표와 컨셉트를 갖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았다면 성공하지 못 했을 것이다. 자신을 낮추고 고객 위주로 생각한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다. 모두 너무 많이 들어 식상할법한 이야기다. 김 사장이 틈새 공략에 성공한 비결은 진부하게도 '기본과 원칙 지키기'였다.

창업현황
창업유형 개인창업(카페창업)
위치 및 상권 낙성대동 주택가(서울대학교와 인접)
규모 매장 10평+주방 2평
초기비용 권리금 2000만원, 가게 보증금 1500만원, 인테리어 비용 9000만원(당초 5000만원 예상했으나 가구 제작과 식기 등을 고급제품으로 하여 추가비용 발생)
매장오픈일 2010년 9월
주메뉴 핸드드립 커피 및 칵테일
하루 방문고객수 : 대략 약 60~80건
임대료 월 75만원
종업원수 주말 아르바이트 1명
월매출 평균 1500만원
매장컨셉 고가의 수제가구와 빈티지 식기 등으로 꾸며 여유롭고 편한 분위기. 한 가지만 파는 것이 아닌 커피 외에 다양한 메뉴로 이뤄진 복합적인 카페 개념
성공포인트 주택가 한 복판이라는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고급 원목 가구를 활용한 인테리어, 질 좋은 원두를 사용한 고품질의 핸드드립 커피, 합리적 가격과 정직하고 사려 깊은 운영으로 인근 대학교의 학생·교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틈새 전략

김은경 기자 kekisa@


키워드

#커버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