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내각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관한 회의를 갖고있다.


미국 시민들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해 패닉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기관들이 대응하는 태도는 차분하다 못해 의외로 관대하다는 느낌이 든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멕시코에서의 발병 직후 미국과 멕시코산 돼지고기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였지만 미국 정부는 오히려 신종 인플루엔자 발원지로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 멕시코의 이웃국가면서도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금지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멕시코로의 여행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온건한 정부 조치를 변호하듯 미국의 유명 사회정책기관인 부르킹스연구소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의 더 빠른 확산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지만,

그 치명성이 조류독감보다도 떨어진다는 현상을 언급하며 곧 억제될 것이라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한 미국의 중소상공 (American Eco-nomic Alert)인 이해집단은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사태와 관련 멕시코로부터 오는 수입물류를 금지시키지 않은 정부의 결정은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적 이윤을 국민의 건강보다 우선시하는 오바마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시키지 않은 이유는 ‘수입을 금지하게 되면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에게 보호무역주의의 감정을 유발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병되기 바로 직전인 4월16일에 오바마 정부는 멕시코를 방문해서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관련하여 ‘15년간 양국 사이에 문제가 되었던 멕시코 화물버스의 미국 내 운행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결정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그가 NAFTA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오바마 정부는 그의 대통령 당선 전 선거 유세 때와는 다른 모양으로 통상정책에 대한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를 통해서, 오바마 정부는 그와 그의 정부가 부시 정부 식의 양자(Bilateral) 자유무역 통상정책의 남용을 반대하지만 결코 반(反)자유무역자는 아니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보여주는 케이스가 되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도 중국 및 주변국과의 통상 문제와 관련해서 자유무역주의적인 수사법(Rhetoric)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잘 알려졌듯, 그의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정치적 힘이 되었던 조직인 노동조합은 아직도 자신들이 NAFTA와 같은 자유무역주의적인 협약에 힘입은 대기업들의 일자리 아웃소싱의 피해자라고 여기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 의회의 60석을 차지함으로써 민주당 의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해집단이기 때문이다.

KOTRA 뉴욕 KBC 최재원 대리

특정 이즘(Ism)을 표방하지 않고 통상외교에 있어 임기응변적인 실용주의(Pragmatism)를 보이는 오바마 정부인만큼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경 사건들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이 사건들이 자신들의 통상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세심하게 계산한 후 통상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