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탄생》

- 이재규 지음

- 사과나무 펴냄

- 1만3000원

피터 드러커는 사망 닷새 전까지
펜을 들고 마지막 원고를 준비했다.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는
90세를 넘기고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을 했다.

피터 드러커는 수명이 길어진 시대, 사람들이 인생 제2막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는 95세까지 열정적으로 살면서 이를 몸소 실천해 보였다. 국내에서 피터 드러커의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는 저자 이재규는 피터 드러커를 포함해 18명 거장의 노년을 소개한다.

피터 드러커는 “개인은 30세 전후에 근무하기 시작한 어떤 조직이 60세가 될 무렵까지 존속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고, 존속시간은 앞으로 더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노년의 탄생》이 소개하는 거장 중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시간대에 살았던 그는 7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기자, 금융인, 저술가, 정치경제학 교수, 컨설턴트, 인문학 교수, 소설가, 사회생태학자 등 쉼 없이 변혁을 거듭해 왔다. 드러커는 사망 닷새 전까지 펜을 들고 마지막 원고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석유왕 록펠러의 노년은 골프와 함께 시작했다. 그가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의 나이가 60세였다. 그의 목표는 100세에 100타를 치는 것. 자신의 나이와 같은 타수를 치는 에이지슈터(Age shooter)가 되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록펠러는 1937년, 98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처음 골프채를 잡은 이후 거의 매일 라운딩을 했다.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는 90세를 넘기고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을 했다. 한 기자가 95세의 카잘스에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가 아직까지 그렇게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물었다. 카잘스의 대답은 “나는 지금도 연습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네”였다.

이처럼 거장들의 아름다운 노년기는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은퇴 후 시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노년은 큰 가르침을 준다.

책은 노후 대비로 단지 재테크에만 몰두하진 않았는지, 은퇴 후에도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있는지, 18명 거장의 노년을 통해 돌아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