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이벤트를 개최하면 경제적 효과에 관심이 높아진다. 하지만 각 나라와 학자별로 분석 방법이 다르고, 무형의 이익도 있기에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수치만으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런던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다른 올림픽의 경우보다 관심이 더 큰 것 같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영국 경제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올림픽을 경제회생의 기회로 삼겠다는 정치인의 주장 등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런던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관심을 두는 것은 2013년·2014년·2015년·2018년에 걸쳐 크고 작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0년 하계올림픽,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등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예상된다. 그런데 학자마다, 연구기관마다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서로 달라 보는 이를 헛갈리게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런던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영국 로이즈 뱅킹그룹(Lloyds Banking Group)은 런던 올림픽 개최로 인해 2017년까지 165억파운드(약 29조원), 6만2000여 개의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런던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역시 ‘단기적으로는 해외관광객으로 호텔, 식당, 소매점 등에 대한 지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장기적으로 지속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했다는 자부심,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통한 시민통합과 의식 향상, 메달획득 등 경기에서 승리, 불굴의 의지와 감동 등의 효과를 고려하면 엄청난 경제·사회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올림픽 개최라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왜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는 것일까.

우선 올림픽과 같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 분석 대상 기간, 사용되는 가정 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파급효과 분석, 승수 분석 등의 기법을 통해 경제효과를 평가하는데, 이 때 어떤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다.

또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무형의 편익이 있다. 국가이미지 제고, 사회적 유대 강화, 국민의 자부심 고양과 같은 무형의 편익에 대한 가치는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이 반영되게 마련이다. 게다가 올림픽은 4년마다 다른 나라에서 개최되는데 국가마다 경제·사회·문화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준이나 원칙이 국제적으로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학자들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올림픽 때마다 회자하는 다양한 경제적 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올림픽 경기대회 개최가 경제 사회적으로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부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에 경제주체들은 올림픽 개최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하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요하다.

올림픽 경기대회 개최는 단순한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정치 등 다양한 요인들이 내포돼 있다. 따라서 단순한 경제적 효과에만 관심을 두기 보다는 개최국가와 사회가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더 성숙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글로벌 차원에서 인류화합과 공동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으로서 올림픽을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예정돼 있다. 주민 간 유대 강화, 사회적 통합,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상호신뢰와 존중, 다양한 네트워크 형성, 규칙 준수 등 간접효과가 구체화되는 것이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가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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