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수프 위드 햄버거 스테이크[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아지트를 발견했다. 명품관이 즐비하고, 패션의 거리로 유명한 청담동 골목 한 귀퉁이에 ‘NOOK’가 지난 3월 1일 오픈했다. 지역 특성상 외국인들과 간단한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홈메이드로 맛과 정성을 쏟고, 먹기엔 부담스럽지 않은 수프와 버거를 주력 요리 메뉴로 정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깔끔한 인테리어와 편안한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

할머니 세대부터 청담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청담동 토박이’에게 고민이 생겼다. 갑자기 주변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특유의 독특한 느낌을 내는 카페들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그는 조금 정직하게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인과 함께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시작으로 오랫동안 외식업계에서 일했던 청담동 출신과, 음악을 하는 압구정 출신의 대표가 만나 이곳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바로 ‘NOOK’다.

청담역 9번 출구로 나와 새마을금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전면 유리와 벽돌 외관이 돋보이는 ‘NOOK’가 보인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개방된 아일랜드 키친으로 손님과 매장 직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고, 반대쪽에는 각종 책과 소품이 있는 긴 책장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더 안쪽에는 복층에 독립적인 좌식 공간이 있으며, 바로 위에 작은 문을 열면 다락방까지 마련돼 있다. 편안함 속에 은근한 특별함이 있는 이곳의 요리는 어떤 맛일까?

먼저 ‘토마토 수프 위드 햄버거 스테이크’를 추천받았다. 이 요리는 홈메이드 토마토 소스 안에 수제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있고, 유기농 마늘 바게트가 함께 제공된다. 특히 토마토 소스가 담백하고 고소해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며 버섯, 양파 등 다양한 야채가 두툼하게 썰려있어 씹히는 느낌도 좋고 소스와도 찰떡궁합을 이룬다.

그릴에 구운 두툼한 햄버거 스테이크에 토마토 소스와 야채를 듬뿍 올려 먹어도 좋고, 바게트 특유의 바삭함과 토마토 소스와의 만남 또한 맛의 즐거움을 배로 늘려준다. 여기에 치즈도 듬뿍 뿌려져 있어 고소함의 절정을 이룬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데리야키 치킨 치아바타 버거’는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었다는 유기농 치아바타 빵에 깔끔한 맛의 데리야키 소스에 구운 국내산 닭가슴살, 싱싱한 양상추가 함께 제공되는 홈메이드 음식이다. 여기에 감자 샐러드, 토마토, 베이비 채소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함께 제공돼 입으로 맛을 보기 전 눈으로 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먼저 버거를 먹기 전, 생레몬과 올리브소스가 들어간 샐러드로 입맛을 돋워봤다. 이곳에서 직접 짠 레몬이라는데 새콤하면서도 올리브소스가 맛을 중화시켜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신선한 상큼함을 남겨준다.

함께 제공된 감자 샐러드에는 오이, 콩, 당근, 콘샐러드 등이 들어가 있다. 살짝 첨가한 마요네즈가 담백하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더욱 극대화 시키며, 특히 오븐에서 집적 감자를 구워 작은 사이드 메뉴까지 손맛을 더했다.

메인 요리인 버거를 먹어보면 일반적으로 맛봤던 데리야키와는 또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간장, 정종 이외에 사장만의 비밀 재료가 첨가되었다는 이 소스는 짜지않고, 달콤하면서도 담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닭가슴살 또한 부드러워 버거 패티로 잘 맞았고, 여기에 그린 올리브랑 마요네즈 소스까지 더해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특히 유기농 치아바타는 더욱 쫀득하고 고소해 입안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그야말로 씹는 재미를 주는 것 같다.

‘베지터블 버거’는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주는 샌드위치가 생각나게 하는 요리다. 구운 쥬키니호박, 버섯, 가지에 토마토, 달걀 부침, 에멘탈치즈, 고다치즈, 로메인 상추를 유기농 치아바타에 듬뿍 담아 제공되는데 한 입 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려야 할 만큼 푸짐함을 자랑한다. 특히 구운 호박, 버섯, 가지는 고소하면서도 씹히는 식감이 쫄깃해 이 버거의 핵심 멤버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양상추와 비슷하지만 더욱 달달한 맛이 나는 로메인의 조화가 입안에 행복감을 준다.

음료와 디저트에서도 실망은 없었다. 먼저 ‘브라우니와 하겐다즈’는 벨기에 다크 초콜릿으로 이용해 만들었으며, 그 안에 호두, 아몬드, 캐슈너트가 들어가 있어 고소하고 씹히는 맛을 더한다. 특히 브라우니 안쪽은 응집된 초콜릿이 느껴질 만큼 쫀득한 맛이고, 겉은 바삭하다. 여기에 브라우니와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바닐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함께 제공돼 달달하고 부드럽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깔끔하고 달달한 맛의 음료를 원한다면 ‘리얼 바닐라 빈 쉐이크’(9000원) 또는 ‘바닐라 카페라떼’(7000원)도 좋겠다. 바닐라 향이 나는 파우더가 아닌 바닐라 빈을 사용해 쉐이크 안에는 까만색 빈이 보인다. 건강한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사장의 철학이 담긴 요리와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곳, ‘NOOK’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