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면서 고슴도치 등 색다른 동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개와 고양이만 기르던 시대는 끝났다. 남들과 좀 더 다른 것을 찾겠다는 개성이 반영된듯 ‘이색 반려동물 전성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특이하고 이색적인 반려동물이다. 직장인 김아름(25)씨는 특이한 반려동물들을 키운다. 그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은 고슴도치, 전갈, 타란튤라 등 3가지다.

이 동물은 김씨의 동생이 분양받았다. 김씨는 “동생이 이 동물들을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 때 먹이 주는 것은 고사하고 무서워서 접근도 못했다”며 “요즘에는 고슴도치가 날 따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즐겁고 타란튤라와 전갈은 신기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구경한다”고 즐거워했다. 김씨는 최근에 개코 도마뱀을 새로 분양받을 예정이다.

김씨는 “고슴도치는 개와 고양이와는 달리 매력적인 것은 흔치 않고 야생성을 가졌지만 주인을 따르는 모습 때문에 매료됐다”며 “전갈과 거미 역시 일반 시중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 반려동물과 다른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이색적인 반려동물에 매료되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 청계천에서 이색동물을 판매하고 있는 유정영(49)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구관조나 특이한 새 정도가 이색동물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하고 흔히 볼수 없는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색동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동대문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반려동물은 고슴도치다. 최근에는 전갈, 타란튤라, 지네, 자이언트 바퀴벌레, 장수풍뎅이, 사슴벌레와 같은 희귀곤충을 비롯해 가재, 개구리, 철갑상어, 거북이, 소라게, 바다새우, 민물가재 그리고 복어까지 종류가 그야말로 다채롭다. 집에서는 도저히 기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스컹크, 독사 등도 엄연히 반려동물의 반열에 올라있다. 닭을 반려동물로 기르는 가정조차 등장했다.

동대문으로 반려동물을 구입하러 왔다는 정우현(33)씨는 “아이들에게 강아지보다는 이색적인 동물을 선물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며 “고슴도치를 구입하려 했지만 조금 둘러보니 이색적인 동물이 많아서 좀 더 둘러보고 다른 동물을 구입해야 할 것 같다”고 호기심어린 표정을 짓는다.

이런 수요가 많아지면서 오프라인 상점뿐 아니라 온라인 상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상점 수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뱀, 거북이, 등 종류별로 전문화되는 추세다.
새우 등 희귀 반려동물 판매사이트인 얍스터의 김중민 사장은 “반려동물 시장이 양적인 성장을 함께 종류의 다양성도 함께 늘고 있는 추세다”며 “반려동물은 키우면서 산란, 부화 등 성장과정이 교육효과도 주기 때문에 판매가 더욱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색 반려동물은 재테크적인 효과도 있다. 김씨는 고슴도치를 키우면서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또 쉽게 판매할 수 없는 동물은 새끼를 낳으면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고슴도치나 전갈 등 흔하지 않은 동물의 분양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