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여름이다! 빨리 떠나자~ 야야야야 바다로~” 가수 쿨의 노래 ‘해변의 여인’ 중 한 소절처럼 다가오는 바캉스 시즌,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바캉스의 새로운 트렌드세터(trendsetter)로 자리 잡은 캠핑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0만 원대를 호가하는 텐트뿐 아니라 야전침대, 테이블 등 고가의 장비들을 두루 챙겨 철저히 준비해 가는 ‘글램핑족’이 있는가 하면, 저가의 텐트와 코펠 등 10만 원 이하의 간단한 도구만을 갖춰 여행을 계획하는 ‘심플족’도 적지 않다. 같은 캠핑족이라도 여러모로 확 다를 수 밖에 없다.

# 직장인 박민수(34) 씨는 요즘 캠핑 장비를 둘러보는 재미로 산다. 캠핑족이 된지 6개월이 됐다는 그는 이번 휴가 때 친구, 가족들과 함께 2박3일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자라섬 캠핑장으로 바캉스를 떠날 예정이다. 텐트는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200만원 넘게 주고 구입한 것이다. 더욱이 야전침대, 가구류, 바비큐 그릴, 오리털 침낭 등을 구입하고 나니 어느새 지출한 비용이 1000만원에 육박했다.

# 지난해 퇴직 후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민병진(51) 씨는 올해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신불산 폭포 자연휴양림에서 1박 2일로 캠핑을 즐길 예정이다. 캠핑 파트너는 아내 오미숙(48) 씨다. 3만원 대 2인용 텐트와 코펠, 버너 등 최소한의 도구만 가져갈 계획이다. 여기에 음식비용은 삼겹살과 각종 야채, 라면 등으로 5만원이면 충분하다. 그는 약 10만원 대의 최소화한 캠핑장비로 가벼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7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캠핑시장이 올해 4000억 원대로 껑출 뛸 전망이다. 5년내 1조 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캠핑 인구는 약 12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대에서 50대까지로 연령대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특히 30~40대가 7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올해는 20대가 한자리 수에서 두자리 수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트렌드에 맞는 신조어도 생겼다. ‘글램핑족’은 ‘글래머러스(Glamorous: 화려한)’와 ‘캠핑’을 조합한 신조어로 호화로운 캠핑을 즐기며 자연을 만끽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반대로 민 씨처럼 경량화 제품으로 최소화해 혼자 혹은 2~3명의 인원이 소규모로 떠나는 ‘심플족(Simple:간단한)’도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캠핑은 특정집단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동호회에 일반인이 많이 유입되면서 이제는 캠핑이 대중화시대에 접어든 느낌이다.

중년포털 세이클럽(www.sayclub.com)의 등산카페 울산 산친구 산악회 우종원씨는 20대부터 시작한 등산을 40년 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야영 캠핑을 즐기고 있다는 그는 “지난 20년새 캠핑이 고급화됐고, 무게가 경량화됐으며, 디자인도 트렌디해 졌다”며 “그만큼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는 “예전에는 코펠에 밥을 해먹거나 냄비가 전부였지만, 요즘에는 압력밥솥까지 가져오더라”면서 “보통 캠핑을 떠날 때 2~3인용 가벼운 텐트를 준비하는데, 오토캠핑은 전원 공급도 되기 때문에 야외라고는 하지만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캠핑의 장점을 소개했다. 캠핑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캠핑 장비로 텐트를 꼽은 우 씨는 “2만원부터 200만원 이상까지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 ‘캠핑퍼스트’의 이동환 매니저는 “캠핑 브랜드는 현재 30~50개나 된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베아, 콜맨, 스노우피크가 빅3 브랜드로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고가의 가격대인 스노우피크를 기준으로 텐트, 테이블류, 의자류, 침구류, 코펠 등의 기본적인 장비를 구입한다면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만약 코베아 매장에서 구입한다면 300만원, 하위 브랜드로 간다면 100만~200만원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 이 매니저의 설명이다. 더 저렴한 비용을 생각하고 있다면 홈쇼핑에서 텐트와 의자류를 구입하는 경우, 30만원 대도 충분하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어 이 매니저는 “사실 선호도의 차이”라며 “최근 2~3년 사이에 수 많은 브랜드가 캠핑 장비를 런칭해 저가부터 고가까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에 750개 정도 캠핑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그는 “꼭 비싸고 브랜드 이름이 잘 알려진 제품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캠핑 초보자라면 간단한 장비를 갖추고 차근차근 준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캠핑 초보, 장비 렌탈 및 가정에서 사용하던 제품 활용 추천
캠핑 용품은 종류와 수가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초보 캠퍼라면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텐트를 비롯한 다양한 용품을 렌탈해주는 캠핑장 및 사설업체도 마련돼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 후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K2 신윤호 용품기획팀장은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경우, 물품을 한 번에 구입하는 경것 보다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후 몇 차례 캠핑 후 자신의 캠핑 스타일과 장소 및 인원 등을 고려해 필요한 제품을 추가로 갖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텐트는 캠핑 용품 중 고가에 속하므로 렌탈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크기와 용도의 제품이 무었인지 체험 한 후 구매해도 늦지 않다. 그 밖에도 바닥의 냉기 및 습기를 차단해주는 그라운드 시트는 돗자리 및 비닐천 등을 활용하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주방 도구 등을 사용하면 보다 알뜰한 캠핑이 가능하다. 여름 캠핑의 경우 침낭이 없어도 가벼운 이불 등을 활용하면 추위 걱정을 덜 수 있다.

캠핑장 추천 BEST6

국립청옥산자연휴양림(경북 봉화군 석포면)
이 곳은 해발 800m 높이의 태백산맥 자락에 있다. 수령 100년 이상의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의 침엽수림과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맑고 시원한 계곡은 캠핑의 장소로는 국내 최고로 꼽힌다. (054-732-1607)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충남 서천군 종천면)
'해송'이라는 이름처럼 서해의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넓은 해송숲이 자리잡고 있다. 국립자연휴양림 중 유일하게 캠핑카 야영을 즐길 수 있는데 12개 모두 전기시설이 갖춰져 있다. 몽골텐트 20개에도 전기가 들어간다. 하지만 야영데크(33개)에는 전기시설이 없다. (041-953-2230)

국립삼봉자연휴양림(강원도 홍천군 내면)
우리나라 3대 약수 중 하나인 삼봉약수와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열목어가 있는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최적의 캠핑 장소를 만들어 낸다. 87개의 야영시설이 있고, 전기시설은 없다. (033-766-1063)

국립중미산자연휴양림(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등산객에게 인기가 좋다. 야영데크 46개가 있는데 전기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다. 수도권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어 가족단위의 가벼운 캠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031-774-8552)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전북 무주군 무풍면)
국내 최대의 독일가문비 숲이 유명하고 6월부터 9월까지 반딧불을 관찰할 수 있는 이곳은 28개의 야영시설을 갖추고 있다. 덕유산이 만들어낸 맑고 깨끗한 무주구천동 계곡과 무주리조트가 휴양림과 5분 거리에 있어 전북지역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힌다. (063-322-1097)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잣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한껏 느낄 수 있고 나무 클라이밍 등의 체험활동을 캠핑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잣나무숲 야영데크 28개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숯불도 전혀 사용할 수 없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캠핑을 원하는 마니아들에게 적합한 휴식공간이다. (033-343-9707)
출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