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수입차 공세가 무섭게 몰아치고 있는 요즘, BMW가 새로운 서브 브랜드 ‘BMW i’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다. BMW i는 메가시티를 겨냥해 개발한 프리미엄 전기자동차와 모빌리티 서비스를 비롯해 미래형 디자인, 지속가능한 기술 등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드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만나 BMW가 준비 중인 전기차는 어떤 것이며,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업체의 전략과 비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졸 출신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화려한 이력과 부드러움 속 배짱 두둑한 카리스마로 BMW 독일 본사에서도 자그마한 한국시장을 눈여겨 보도록 만든 주인공이 있다. 바로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다.

김 사장은 특히 지난 15일 서울에서 ‘이노베이션 데이’를 개최, BMW i를 소개하며 미래형 이동수단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국내에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가 전기차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사장의 답변속에 해답이 들어있었다.

“전기차를 사회적인 화두로 보는 것입니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죠.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방향성에 대해 한국만 뒤처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2년 전 미래형 전기자동차에 대한 이슈를 던졌고,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현적인 아젠다를 세팅해 봤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각 나라의 산업 관계자들이 가질 수 있는 관심을 끌어내 총체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실현하고자 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BMW의 개발 방향은 크게 친환경 디젤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그리고 수소차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좋은 솔루션은 친환경 디젤차죠. 전기차는 모든 것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울과 같은 메가시티의 출퇴근에 적합합니다. 즉, 주중에는 전기차를 사용하고 주말에는 레저용 차를 타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예상해 볼 수 있죠.”

미래 자동차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제 자동차를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양만큼 쓸 수 있는 시스템의 본격 출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카셰어링의 개념을 넘어설 수 있는 사회적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BMW는 우리만의 느낌과 브랜드를 가지고 달리는 즐거움을 주고, 전기차이기는 하지만 프리미엄급으로 디자인이 수려합니다. 또한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브랜드로 남는 것을 지향합니다.”
BMW 브랜드에 대한 김 사장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최근 ‘BMW가 경쟁모델’이라는 다른 자동차 업계의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기아자동차는 ‘K9’ 출시와 동시에 BMW를 경쟁상대로 꼽았다.

“다른 브랜드의 벤치마킹이 된다는 점에서 기분 좋습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에서도 잘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30~40년 밖에 안 된 회사지만 신차를 만들면서 신기술을 탑재하고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이뤄낸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사실 기술력의 격차는 가면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경쟁사를 쉽게 카피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가질 수 있는 핵심 역량은 디자인, 고객만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죠.” 이어 김 사장은 BMW의 프리미엄이 결국 100여 년의 역사와 끝없는 혁신을 통해 구축해 온 브랜드로서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드라이빙센터 건립, 고객과 소통 넓힐 것”
BMW는 국내에 드라이빙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현재 3개 정도의 후보지를 놓고 최적의 장소 선정을 위해 검토 중이며, 500억원 규모로 서울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세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한 두달 안에 결정이 되면 내년 말 완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드라이빙 센터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지속가능한 브랜드 확보를 위한 것으로, BMW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문화적 아이콘 형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BMW 본사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많은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때문에 드라이빙센터 건립도 진행될 수 있었죠. 한국 소비자의 특성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제품의 성공 또는 실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빠르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벤치마킹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김 사장은 1995년 BMW코리아 설립 당시 재무 담당 상무이사에서 2000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국내 수입차업계의 최장수 CEO로 국내에서 BMW를 1위 브랜드로 키워냈다. BMW의 한국 진출 15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국내 수입차업계 최초로 ‘BMW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 1위요? 국내 시장과 고객 관련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는 덕분이죠. 이에 따라 전략 차종을 한국 시장에 적극 출시했고, ‘BMW코리아 미래재단’ 설립 등 단순히 차량 판매를 넘어 국내 자동차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서비스와 36개의 서비스 센터, 35명의 국가 공인 기능장이 재직하고 있는 등 고객 만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쓰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한 것, 간단한 진리이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들을 BMW는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어떤 차량을 타는지 궁금했다. “BMW 750LixDrive를 이용합니다. 이 차량의 매력은 특유의 다이나믹한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 편안함, 고급스러움이 모두 결합된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플래그십 모델에 BMW 인텔리전트 상시 사륜구동 xDrive 시스템을 장착, 주행상황이나 노면 상태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최상의 비율로 자동 조절해 주행시 항상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더불어 김 사장은 출시를 앞둔 가장 기대되는 차량으로 이달 24일 열리는 ‘부산 모터쇼’에서 선보이게 될 5시리즈 투어링 모델을 꼽았다. 김 사장은 이 모델이 신차 개념을 넘어 고객들에게 새롭고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할 것이라는 언급 외, 말을 아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