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CJ 핵심 계열사들과 주식 맞교환에 따른 사업제휴에 속도를 낸다. CJ 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이 네이버와 주식을 교환하고 기술교류 및 관련 사업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출처=네이버

어떻게 만나나
14일 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CJ 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은 조만간 콘텐츠 및 커머스의 제휴를 타진하는 한편 주식 맞교환에 돌입한다. 네이버가 CJ ENM의 자사주 일부를 가져오고 CJ ENM이 가진 스튜디오드래곤, CJ 대한통운의 주식도 일부 가져오는 그림이 유력하다. CJ도 네이버의 지분을 가져오는 형태다.

그 연장선에서 네이버가 CJ 대한통운,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가 2019년 CJ와 협력을 강화하며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로 등극했으나, 조만간 네이버가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기업의 만남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네이버는 "관련된 협력이 추진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정확한 시기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CJ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곤지암 메가허브. 출처=CJ 대한통운

무엇을 노리나
카카오가 SK와의 협력을 강조한다면, 네이버는 CJ 계열사들과 만나는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SK텔레콤과 주식 교환을 통한 혈맹을 구축했으며, 이번에는 네이버가 CJ와 만나 비슷한 방식인 주식 교환으로 역시 혈맹을 구축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CJ 대한통운의 2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대목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략과 관련이 깊다.

현재 네이버는 강력한 이커머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장보기 서비스 확장에 나서며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전쟁에도 참전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유일한 약점으로 물류 인프라 미비가 지목된 바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 등 강력한 물류 인프라 기반의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한 가운데 네이버가 가지지 못한 유일한 이커머스의 퍼즐이 바로 물류 인프라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 문제를 CJ 대한통운과 함께하는 풀필먼트 전략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미 성과는 나오고 있다. CJ 대한통운은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 ‘CJ대한통운 e-풀필먼트’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출처=CJ 대한통운

통상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할 경우 다음날 받아보기 위해서는 주문마감 시간인 오후 3시 정도까지는 주문을 해야 하며 그 이후 주문이 접수되는 상품은 이틀 뒤에 배송된다.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하면 기존보다 훨씬 늦은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즉, 전날 밤 12시 주문 소비자를 기준으로 택배기사가 첫 배송방문을 하는 소비자는 주문시점으로부터 1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으며 늦어도 24시간 내에 대부분 배송이 완료된다.

CJ 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 덕분이다.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는 설계 단계부터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려해 건설됐다. 2층~4층이 국제규격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연면적 11만5500㎡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 센터이며 지상1층, 지하 1층의 택배 허브터미널은 강력한 분류능력을 갖춘 최신 자동화물분류기를 통해 하루 170만 상자의 택배 분류 및 발송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략은 CJ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전략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연장선에서 CJ 대한통운과의 협력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양측의 결단으로 인해 주식 맞교환이 타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곤지암 메가허브. 출처=CJ 대한통운

한편 네이버의 스튜디오드래곤 및 CJ ENM과의 협력은 콘텐츠 부문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노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 콘텐츠 및 라이브 커머스에 대비하기 위한 두 가지 측면으로 추정된다. 

전자인 콘텐츠 경쟁력의 경우, 이미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하며 관련 경쟁력을 키운 바 있다. ICT 플랫폼 기반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려면 강력한 콘텐츠가 존재해야 하며, 네이버는 엔터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이를 충족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를 기점으로 YG엔터 및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투자를 단행해 협력 전선은 더욱 방대해졌다.

▲ 출처=잼라이브

이런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 및 CJ ENM과 만나 강력한 콘텐츠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CJ의 콘텐츠가 네이버를 통해 서비스되거나, 혹은 반대의 경우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IP와 ICT 기술의 만남으로 제3의 방법을 찾을 여지도 있다.

후자인 라이브 커머스 전략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네이버는 지난 3월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셀렉티브를 런칭했고 7월에는 이를 쇼핑 라이브로 명칭을 바꿔 힘있는 라이브 커머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잼라이브까지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라이브 커머스 로드맵을 펼치는 한편, CJ의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이입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