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의 소형 SUV 티볼리 에어가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쌍용자동차가 '차박 열풍'에 힘입어 이미 단종됐던 소형 SUV 티볼리 에어를 재출시했다. 일반 티볼리 모델의 실내 공간을 넓히고 실용성을 강화한 형태로 개발된 티볼리 에어는 공간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가성비를 구현한다는 평가다.

쌍용차가 지난 7일 출시한 2021년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 모델보다 길고 높은 형태를 갖춤으로써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 티볼리 에어의 측면부. 기존 티볼리 보다 전장과 전고가 늘어났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주요 제원은 전장 4480㎜, 전폭 1810㎜, 전고 1645㎜, 축거 2600㎜ 등 수준을 보인다. 기존 티볼리에 비해 전장과 전고가 각각 255㎜, 30㎜씩 늘어났다. 전폭과 축거는 두 모델이 동일하다.

실내 공간은 일반 티볼리 뿐 아니라 경쟁 모델이나 상위급 모델과 비교해도 크다. 실제로 트렁크 적재용량은 720ℓ에 달하고,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을 경우 최대 1440ℓ까지 늘어난다.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 용량은 일반 티볼리(423ℓ)와 기아자동차 동급 모델 셀토스(498ℓ)보다 훨씬 넓다. 이 뿐 아니라 상위급 모델 가운데 현대차 올 뉴 투싼(513ℓ), 싼타페(585ℓ)를 넘어 팰리세이드(509ℓ)까지 능가한다.

▲ 트렁크 바닥 아래 마련된 적재공간.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 바닥 아래에 적재 공간이 별도 조성돼 있은 덕에 구현할 수 있는 공간 규모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시트 사이에 간격이나 경사각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평탄화(풀 플랫, full-flat)시킴으로써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을 경우 1열 시트 뒷부분부터 트렁크 말단까지 길이가 1879㎜에 달한다. 큰 체격의 성인이 다리를 온전히 펴고 누워도 모자람 없는 길이다.

▲ 티볼리 에어의 2열 시트를 접은 후 내부 공간을 차박 용품으로 꾸민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티볼리 에어의 실내공간은 영국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피라미드 텐트를 연상시킨다. 영화에 나오는 텐트는 일반적인 텐트와 같은 크기를 갖췄지만, 내부에 입장하면 주택처럼 넓은 공간이 구현되는 것으로 연출된다.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의 마케팅 키워드로 내세운 ‘매직 스페이스(마법같은 공간)’에서도 영화 소재와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티볼리 에어는 또 2열 시트를 뒤로 32.5도까지 젖힐 수 있도록 설계됨으로써 강화한 탑승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밖에 1~2열 탑승문 안쪽에 1.5ℓ 페트병을 담을 수 있는 크기의 수납 공간을 적용하는 등 실내 공간의 실용성을 향상시켰다.

▲ 티볼리 에어의 엔진룸 전경. 가솔린 1.5 터보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등 구동장치가 탑재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보다 더 큰 제원을 갖췄지만 동일한 수준의 구동성능을 발휘한다. 배기량 1.5ℓ의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티볼리 에어의 구동력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m 등에 달한다.

자연스럽게 경쾌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하거나 저속으로 운행할 때는 페달을 세심히 조작해야 차가 덜컹거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토크력이 발휘된다. 달리던 중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지체 없이 가속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일반 티볼리와 같은 길이의 축거를 갖췄기 때문에 곡선 구간을 주행할 때 느낄 수 있는 차체 안정성은 동일한 수준을 보인다. 빠르게 달리다가 차선을 급히 변경했을 때 차가 좌우로 약간 휘청이는 현상도 느껴진다.

제동력은 상위급 차량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 브레이크 페달은 가볍게 밟히지만 들어간 깊이에 따라 감속력을 세밀하게 발휘하기 때문에 급제동하거나 정지 상태에 도달했을 때 차가 앞뒤로 흔들리는 현상을 방지한다.

한편 연비는 공인 수준을 상회한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경기 양평군까지 60㎞ 가량 구간을 왕복하며 두 차례 연비를 측정했다. 서울 도심을 지날 땐 정지 신호와 비교적 많은 교통량 때문에 멈추고 서길 반복하며 서행했다. 종종 브레이크를 깊게 밟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대한 관성운전을 실시했다. 교통이 원활한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에선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기도 하는 등 고속 주행을 종종 실시했다. 이때 기록한 연비가 각각 15.0㎞/ℓ, 16.9㎞/ℓ로 공인 복합연비 12.0㎞/ℓ보다 높다.

▲ 2열 시트를 앞으로 접기 전 트렁크의 전경. 적재 용량이 720리터에 달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티볼리 에어는 다양한 매력 포인트 가운데 주력 요소인 실내공간으로 탁월한 수준의 가성비를 구현한다. 티볼리 에어의 트림별 가격은 A1 1898만원, A3 2196만원, 파퓰러 컬렉션 패키지 2430만원이다. 수동 주차 브레이크, 썬루프 미제공 등 일부 고객선호 사양이 제공되지 않지만 소비자 취향이나 차량 이용 패턴에 따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가격대다.

티볼리 에어는 차박 같은 레저 활동을 즐기거나 넓은 적재공간이 필요한 1~2인 가구 고객 뿐 아니라, 좀 더 욕심냈을 때 패밀리카로도 이용할만한 가치를 지닌 차량이다. 소형 SUV의 가성비에 차급을 뛰어넘는 실용성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티볼리 에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