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을 잠자리에서 보냅니다. 평균 수면시간 하루 8시간을 아무것도 안 하고 일시적으로 죽은 사람처럼 지낸다는 것은 다음 날을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지만 때로는 이 시간이 미치도록 아까울 때도 있습니다.

당장 내일 시험이라면 잠을 한 시간도 안 자고 시험을 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전에는 1분 1초가 너무 아깝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잠자는 시간이 아깝더라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만 합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잠을 적게 자고 살 수는 있지만 결국은 나중에 모자란 잠을 보충해야만 피로가 풀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잠은 단순히 살아가기 위해서 취하는 행동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즉 잘 때의 모습을 잘 관찰해 보면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잘 때의 모습은 온 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쉴 새 없이 몸부림을 많이 치는 사람에서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이불 한번 뒤척이지 않고 그대로 깨어나는 사람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는 온 방 안을 굴러다니면서 잠을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이유는 아이들이 양기(陽氣)가 많기 때문입니다.

양기가 많다는 것은 활동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여파가 잘 때도 미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은 밤에 몸부림을 심하게 치거나 온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잠을 자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대부분 몸부림을 치거나 자면서 돌아다니지 않고 그저 제자리에서 몸을 뒤척이는 정도로 변해갑니다.

이것은 양기가 점차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노인이 되면 잠자리를 뒤척이지 않고 곱게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양기가 극도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기의 증가가 잠자리에 실제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고 자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자는 사람들은 대부분 잠자리에서 많이 뒤척이게 됩니다. 그래서 술을 먹고 자는 사람 옆에서는 자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술 먹은 사람 옆에서 자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날아오는 주먹과 발길질(?)에 본의 아니게 구타와 비슷한 수준으로 몸이 혹사당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술이 일시적으로 양기를 급격하게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상시 곱게 자던 사람도 갑자기 증가된 양기 때문에 몸을 뒤척이고 몸부림을 심하게 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에 들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일어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어린아이가 잠을 자면서 많이 뒤척이거나 몸부림을 치지 않고 조용하게 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본인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혹은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양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양기가 부족한 것이 전반적인 체력의 저하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질병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이 의심된다면 일차적으로 잠잘 때 모습을 확인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