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허가 절차 순항

아시아 임상 3상 개시

▲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먼저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런칭 이후 처방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 공략은 파트너사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또 아시아에서 엑스코프리 임상 3상 절차를 시작했다. 미국 뇌전증 분야 주요 리더(KOL)들이 주목한 의약품인 만큼 시장 침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코프리 미국 처방 실적 급증

엑스코프리는 먼저 출시된 미국에서 처방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5월 출시 직후에는 140유닛이 처방됐다. 6월에는 1430유닛 처방되면서 전월 대비 921.4% 늘었다. 7월에는 2280유닛으로 전월 대비 59.4% 증가했다. 8월 기준 엑스코프리의 처방 데이터는 3460유닛으로 전월 대비 51.8% 늘었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엑스코프리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내원 환자 수가 줄고 있어 신약 초기 마케팅에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SK바이오팜은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 공략에 중요한 보험등재율은 7월말을 기준으로 50%를 웃돌고 있다. 미국에서 신약 펑균 보험등재율은 1년대 90%다.

▲ 엑스코프리 처방 수 증가 추이. 출처=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가 흥행할 수 있는 이유로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 대비 월등한 효능이 꼽힌다. 엑스코프리 임상에서는 환자의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완전발작소실’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첫 번째 임상(Study 013)의 사후 분석에 따르면 약물 치료 유지 기간 동안 위약 투여군에서는 9% 발작소실을 보였지만 세노바메이트 투여 군에서는 28% 환자들이 완전발작소실을 나타냈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3~5% 정도다.

▲ 미국 의료 전문가의 뇌전증 치료제 처방 시 주요 고려사항. 출처=SK바이오팜

미국 의료전문가는 뇌전증 치료제를 처방할 시 주로 4가지 사안을 집중적으로 고려한다. 발작 횟수/빈도 감소 95%, 내성/부작용 82%, 안전성 81%, 완전발작소실 비율 80% 수준이다.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그레고리 L 크라우스 신경학과 교수는 “완전발작소실은 환자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임상적 의미가 있다”면서 “해당 연구에서 보고된 비율은 지난 25년 동안 조절되지 않은 부분 발작에서 뇌전증 치료의 다른 중추적 연구와 비교했을 때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토머스제퍼슨대 종합 뇌전증 센터 미카엘 R 스퍼링 교수는 “엑스코프리는 내가 지금까지 임상에서 사용한 약물 중에서 가장 놀라운 수준의 효과적인 뇌전증 치료제다”면서 “나는 이 약물을 사용한 후 발작이 없는 많은 환자들을 봤다”고 강조했다.

유럽 허가 임박ㆍ아시아 3상 개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유럽 출시와 관련해 파트너사인 아벨테라퓨틱스와 협력하고 있다. 아벨은 지난 3월 유럽의약품청(EMA)에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 성분명)의 신약판매허가 신청서(MAA)가 서류 요건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심사가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아벨은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EMA에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MAA를 제출했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정식 검토에 착수하면서 2021년 상반기 최종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노바메이트는 또 지난 8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약물 내성을 동반한 부분발작 치료를 위한 혁신의약품(PIM)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PIM은 의약품을 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중 하나다. 개발 단계 의약품 중 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에 대해 심사를 거쳐 지정될 수 있다. PIM으로 지정된 약은 시판허가 전이라도 필요 시 환자들에게 처방이 가능하다. 이는 세노바메이트의 안전성과 효능을 또 한 번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은 또 2021년 2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에서 부분발작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대규모 임상 3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 기업은 2024년 10월까지 해당 임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 지역 판매는 SK바이오팜이 직접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과 중국 푸단대학 부속 후아산병원,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NCNP) 등 3곳은 이미 임상 참여를 확정했다. 임상 허가 시 즉각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