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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훈풍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다시 2300선을 돌파하고 고점을 향할 준비를 마쳤다.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6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에 하락폭을 잠재우고 상승 중이다.

지수가 변동성에 출렁이면서 제약·바이오주(株)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단타(단기 투자)를 위한 최적의 종목이면서도 수익성을 갖춘 우량주까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제약·바이오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신풍제약(019170) 등이다. 이들은 각각 CMO(의약품위탁생산), 바이오시밀러, 코로나19 테마주 등 각각 특징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1위 CMO 실적으로 증명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를 통한 자체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CMO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반도체 산업에서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과 흡사한 구조로,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대만 TSMC 모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보다 비즈니스 측면으로 접근해 생산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3년 예정인 4공장 증설로 생산규모 기준 글로벌 CMO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4공장은 25만6000리터(L) 규모로 증설된다. 증설 완료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리터의 생산능력(CAPA, 캐파)를 보유하게 돼, 글로벌 CMO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8월 11일 4공장 증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CMO 업황 호조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수준잔고가 2억7000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3억9000만달러로 급증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가동률이 20%대로 생산 여력이 충분해 하반기 추가 수주를 기대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호혜적인 부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내 바이오시밀러 매출 증가와 올해 출시된 유방암 및 전이상 위암 치료제 온트루잔트(트라스투주맙) 매출 발생으로 실적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법 이익으로 연간 106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김지하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4공장 증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CMO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와 적정주가 96만원을 신규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3社 합병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제고

허쥬마, 트룩시마,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3형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 중인 셀트리온은 3사 합병(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제고한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한층 강화돼 각종 외풍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가 서정진 회장 외 특수관계인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로 변경됐다고 발표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지분 35.54% 중 24.33%를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 현물출자했다. 3사가 합병을 통해 하나의 사업회사로 변경되고, 경영 전반은 지주회사가 담당할 예정이다.

▲ 변경되는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출처=셀트리온

그간 셀트리온은 생산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해 내부거래와 재고이슈에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3사 합병으로 내재한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다. 3사 합병은 내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안으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주주 친화적인 셀트리온의 그간 행보를 미루어보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3사 합병 완료시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50조원을 육박하는 거대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모를 거친다. 성장하는 실적과 함께 주가 상승시 시가총액도 코스피 상위권에 포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수편입까지 가능하게 돼 해외 패시브 자금 유입시 셀트리온의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이명선 연구원은 "셀트리온 3사 합병은 합성의약품부터 바이오의약품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수준의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 될 것"이라며 "합병 후 매출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바이오의약품 매출에 셀트리온제약의 케미칼매출을 합한 규모이며, 영업이익은 3사 기록을 합한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신풍제약, 코로나19 테마주에서 실적주로 변경하나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주에서 최고의 변동성을 기록한 종목은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테마주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올해 주가만 26배 이상 오르는 등 단순 테마주 이상의 현상을 나타냈다.

신풍제약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치켜세우면서다. 클로로퀸은 실패로 그쳤지만, 피라맥스의 코로나19 효과성에 대해 해외에서 주시 중이다. 올해 2월부터 상승한 신풍제약 주가는 클로로퀸이 실패로 끝나면서 더 올랐다.

특히 최근 신풍제약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 이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까지 포함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신풍제약은 이 지수에 포함되면서 외국 패시브 자금이 단기간에 몰려 시가총액이 12조원을 넘어섰다. 21일 장중 PER(주가수익비율)은 6000배를 넘으며 과열된 양상까지 나타났다.

▲ 신풍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말라리아 치료 신약 피라맥스. 출처=신풍제약

그러나 과열된 신풍제약 주가는 회사 측이 지난 21일 자사주 128만9550주를 주당 16만7000원에 블록딜로 처분한다고 밝히면서 제동 걸렸다. 총 처분금액은 2154억원으로, 신풍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1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신풍제약은 처분한 자금을 통해 생산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비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이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실적에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관련한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시 제약·바이오 업종 대한 전반적인 투심에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우려도 있다. 또한 신풍제약에 대한 투자자 대상 보고서는 KB증권에서 지난 21일 발표한 1건 뿐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도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주는 주요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밸류에이션과 실적 사이에 갭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이는 신풍제약에 대한 유의미한 분석 보고서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