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경기도 김포시의 아파트 시장 열기가 뜨겁다. 이달 들어 수도권에서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반면, 김포는 신고가와 더불어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규제를 비껴간 김포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 등 규제가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아파트값 상승률은 둔화되는 모양새다.

규제 피한 김포, 10억원대 거래 또 나올까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김포 고촌읍 향산리 힐스테이트리버시티 2단지 11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신고가인 9억892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선에 다가섰다. 현재 김포에서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걸포동 오프타파라곤 3단지가 유일한데,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가 바짝 따라붙는 중이다.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 8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10일 7억644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동일한 주택형이 5억8569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세달새 억대가 오른 것이다.

풍무동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 84㎡도 이달 7억원에 손바뀜하며 가장 높은 가격이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6월초 5억98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된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규제를 피한 김포에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중이다. 규제지역에선 전세를 끼고 매매계약을 체결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포에선 대책이 시행된 이후 외지인의 아파트 아파트 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지역민이 아닌 외지인이 김포시 아파트를 매수한 월평균 거래 건수는 지난 1~5월 약 220건에 불과했지만, 6~8월 420여건으로 급증했다. 거주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봐도 거래량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 거래절벽에도 거래 활발...전체적인 상승률은 숨고르기

수도권에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경기도 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김포시에선 931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신축 아파트 분양이 거래량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을 고려해도,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부동산 규제로 인해 '거래절벽'이 발생하고 있는 다른 수도권 지역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다른 지역에선 거래량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총 거래건수가 1만5000건이 넘어 경기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용인과 수원은 이달 거래량은 각각 578건, 449건에 머물렀다. 서울 또한 이달 1423건에 불과하다. 거래 신고일이 남아 추후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확연히 비교되는 수치다.

다만 7월과 8월 연이어 부동산 대책이 쏟아진 이후 김포의 전체적인 집값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7월 2.96%까지 치솟았지만, 8월에는 0.74%로 감소했다. 경기 전체 평균인 0.91%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김포는 6.17 부동산 대책 때 규제지역에서 빠지면서 풍선효과가 예상됐던 곳이다. 서울과 인접하고 여러가지 호재가 있어 가격이 급격히 전환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매수시장 관망세로 인해 (김포도) 그 영향을 빗겨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내년 하반기 예정돼 그쪽으로 일부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