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다음 달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이상 규제지역은 거래가격과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 의무 제출이 확대된다. 3억원 미만 저가 주택과 법인 거래로 자금 조사가 확대되면서, 주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를 늘려온 수도권 주택 시장에도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조정대상지역인 고양시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다음 달부터 거래가격과 상관없이 조정대상지역 이상에서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된다. 지난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거래가격과 관계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대책의 후속입법 격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27일 공고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시행령이 실시되면 해당 규제 지역 내 모든 주택으로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 기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주택 거래 가격이 3억원 이상인 경우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경우 소득금액증명서, 예금잔액증명서 등의 증빙자료도 함께 첨부되어야 한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만 해당 증빙자료를 제출한다.

법인 주택 거래에 대한 규제도 더욱 촘촘해진다. 법인이 주택을 거래할 시, 법인 등기 현황과 주택의 취득 목적,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 등을 함께 신고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주택 취득자금과 관련해, 과열 우려가 있는 규제지역 법인의 주택 구입 시 투기적 수요와 이상거래 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수도권 서남부, 대전과 청주 일부 지역 등 69곳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수원과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 세종시 등 48곳이 지정돼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도 자금조달계획 제출이 확대되면서, 향후 20·30대의 수요가 집중됐던 이들 지역의 거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내 중저가 지역과 유사하게 경기도 조정대상 내 중저가 지역 역시 20·30대의 매입 비중이 상승했다.

실제 KB리브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경기도 조정지역 내에서 9월 84㎡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3억원대 이하인 대표 지역들은 의정부(2억9064만원), 부천(3억9799만원), 시흥(2억7795만원), 화성(3억5658만원), 오산(2억3360만원), 평택(2억118만원) 등이다.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동호수 통계’를 계산해보면 지난 8월 기준, 이들 지역에서 20·30대의 매입 비중이 전체의 33%를 초과하는 지역은 화성(44.1%), 부천(35.7%), 시흥(34%), 양주(33.1%) 등으로 해당 지역들의 20·30대 매입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자금조달계획서 의무 제출 확대와 법인 거래 규제로 경기도 일대 중저가 규제지역의 수요 차단이 어느 정도 불가피해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 연구원은 “규제지역의 경우 액수와 무관하게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거래 수요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증빙자료로도 남기 때문에 시장에 심리적 부담이나 거래 위축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따라서 중저가지역이면서 규제지역인 지역들은 자금조달계획서가 추가 수요 진입을 차단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격에서도 조정의 한 요소로 작용 가능하다. 시장이 관망인 상황에서 이런 규제가 중저가 지역부터 영향을 주는 반면에 서울과는 다르게 가격 회복 탄력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 연구원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로 정확하게 소명 되지 않는 자금이나 수요는 차단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동산 매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일정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했다.

여 연구원은 또 “자금조달계획서 만으로 비규제 지역에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비규제 지역 역시 주택 가격이 6억원을 넘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해당 지역들의 경우 일부 호재 지역 외엔 입지에 따른 편차가 커서, 이런 이유만으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