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무역적자의 제1원흉은 중국이다. 연간 무역적자폭이 500억 달러를 상회한다. 그 다음으로는  이라크 등 중동국가가 아닌 스위스이다. 인도인의 금과 시계 등 고가품 사랑 때문이다. 대 스위스 무역적자 규모는 18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인도가 한국과의 교역에서 내는 적자폭은 80억~90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10위권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인도는 가장 먼저 중국에 ‘칼’을 겨눈 다음 곧바로 한국을 겨냥한다. 한국으로서는 너무 하다 싶다. 더구나 적자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한국으로선 억울하기 까지 하다.

한국 대기업의 인도진출은 대부분 제조업 목적이다. 그런데 주변산업이 충분하지 않은 인도이기에 특히 첨단 기술산업의 경우 관련 부품 등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의 ‘make in India’ 투자가 늘어날 수록 한국으로부터 중간재 수입이 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무역적자가 늘게 되지만 이는 곧 인도 내 제조업 활성화를 가져오고 아울러 현지 고용증대와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도외시된 채 수치상의 적자로만 한국을 원망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오해를 받을 땐 심정상 억울한 것에 그친다. 그러나 이런 오해가 굳어지고 그로 인하여 덤핑 제소와 각종 비관세 보복까지 이르게 되었다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고 무능의 문제가 된다. 정부 당국은 인도와의 소통이 충분했는지 돌아보면서 그 동안의 대인도 통상 활동을 살펴 전략적 착오는 없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하늘 길이 또 다시 막혔다. 팬데믹으로 직항노선이 중단되고 부정기적 전세기가 유일한 통로가 되어 왔는데 지난 9월24일 인천을 떠나 인도 뉴델리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기에는 단 한 명의 한국인 승객도 없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 한국당국이 인도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기에 인도인 총원 제한을 한 것에 대해 인도당국이 당장 상호주의를 한국 출발 항공기에 적용한 탓에 24일 예약한 1백 수십 여명 한국인 탑승이 취소된 것이다.

에어버블로 인도가 일본 등 13개국과 하늘 길을 다시 열었고 한국도 주요국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기로 나서는 등 경제 위기탈출을 위하여 하늘 길을 만드는 이 시기에 한국당국이 인도와 협정을 체결하기는커녕 길을 막는 조치를 한 것은 믿기 어려운 정책 착오이다.

한국이 통상 블랙리스트에 처한 때에 길마저 봉착된 상황은 한국의 대외관계나 인도의 향후 위상을 생각하면 위험한 조짐이다. 타개할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적자 성격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과 함께 현실적인 선물이 있어야 한다.

선물은 무엇보다 기존 수입선 다변화 정책 선상에서 인도에만 불리하게 적용되었거나 제외된 내용을 고치는 선제적 조치이다. 또 다른 선물로, 인도를 제외한 중국과 스리랑카 등 17개국에 열어 준 ‘외국인고용허가제’ 쿼터를 인도 진출한 한국기업과 관련된 연수훈련 등을 조건으로 인도에도 개방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내 노동유연성 확보는 물론 인도 진출기업의 현지노동력 향상에도 기여하면서 인도와의 교역환경 개선이란 일석 삼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외에도 인도 측에만 유독 금지된 농산물 등 비양허 품목에 대해서도 타국과의 FTA수준으로 제시를 하는 일이다. 이에 국내 농업환경 손실은 거의 없고 기존 수입환경에 조정이 생길 뿐이다.

한·인도 교역에서 민관 모두 상호 신뢰의 수준이 낮다. 이를 남 탓으로 돌리고 뒷짐 질 순 없다. 동반자 신뢰구축이 우선되어야 할 때인데 그 첫 걸음이 선제적 개방을 통한 소통확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