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애플의 모든 기기에 사용되는 사파리(Safari) 웹 브라우저에 구글의 검색 엔진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한 대가로 연간 8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Tech Junki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정부가 구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애플사와의 계약을 파기시키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할 것이다.

미국 법무부가 최근 각 주 검찰총장들과 만나 검색업체 구글을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을 적용할 방안을 찾고 있지만 모두 월리엄 바 법무부 장관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터넷 거대 기업들이 보수적인 견해들을 온라인에서 검열한다며 비판해왔다. 이번 소송을 주도하는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도 트럼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을 대변한다.

미국 법무부는 14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우위를 남용해 자사 제품에 유리하게 검색 결과를 왜곡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주목하는 2가지 사안은 검색 편향과 검색 유통이다.

검색 편향은 구글이 검색 결과를 쇼핑 서비스, 여행 예약, 지역 비즈니스 등록을 포함해 자사 서비스들에 유리하게 왜곡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색 유통은 하드웨어 기기 업체들과의 협정에 관한 것으로, 하드웨어 업체가 구글 검색을 기본(default)으로 설정하는 조건으로 구글이 하드웨어 업체에 돈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적용 범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의 주요 초점이 구글이 애플 같은 기업들과 맺은 검색 협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모든 기기에 사용되는 사파리(Safari) 웹 브라우저에 구글의 검색 엔진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 모두 약정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양사는 이 협정을 몇 년간 이어오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이 같은 협정은 2016년 구글과 오라클 간의 소송에서 오라클이 구글이 애플에 이 협정의 대가로 10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폭로하면서 그 규모가 처음 드러났다.

구글과 애플의 거래는 그 이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컨설팅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현재 애플에 연간 약 8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두 회사의 거래가 애플 전체 서비스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13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2018년 구글에 50억 달러의 독점금지위반 벌금을 부과한 이후 안드로이드 신제품에 다른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 화면'을 추가했지만 구글의 점유율 97%에는 변함이 없다.     출처= Business Insider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독점 거래가 없어지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구글의 순익이 올라갈 것이다. 반면 애플이 구글에게서 받는 라이선스 수익은 거의 순수익에 해당되기 때문에 애플의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번스타인의 80억달러를 기준으로 해도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예상 영업이익의 12%에 해당한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간의 약정이 종료될 경우, 구글의 검색 상위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 구글은 애플과의 약정으로 15억명 이상의 애플 기기 사용자들에게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익숙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었다. 데이터 취합 서비스 회사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는 전 세계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자의 3분의 2가 사용하고 있으며 구글은 오랫동안 이 모든 기기 유형의 90% 이상의 웹 검색 활동을 처리해왔다.

구글은 유럽 지역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97%의 웹 검색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이 시장에서 판매된 안드로이드 신제품에 다른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 화면'을 추가했지만 구글의 점유율에는 변함이 없다. 사용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은,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2018년 구글에 50억 달러의 독점금지 위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연 100달러의 회비를 지불하고 아마존을 온라인 쇼핑의 첫 방문지로 설정해 놓았으면서도, 이들 중 50%는 구글에서 먼저 제품을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설정이 아닌 검색 엔진 선택권이 주어질 때에도 사용자들은 여전히 구글을 선택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이 인터넷의 출발점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지난 20년을 보냈기 때문에 이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심지어 2006년에는 사전에도 ‘구글’이라는 단어가 동사로 등재되었다.

규제당국이 구글의 검색 우위에 대해 독점 우려를 가질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자신의 의지로 그 이용을 선택한다면 규제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