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각사 공시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신한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두자릿수 순이익 증가라는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다수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의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신한저축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개선이 판관비·대손상각비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을 상쇄시킨 것이 주효했다. 소매금융(리테일) 강화 전략과 매출채권매매가 각각 이자이익과 비자이이익 제고 핵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저축銀 순익 10%↑…지주계 총순익 27%↓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84억원)보다 10.7% 오른 9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총 6곳(신한·KB·하나·NH·IBK·BNK저축은행)의 순익이 426억원에서 310억원으로 27.2% 급감한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결과다.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순익이 증가한 곳은 NH저축은행 1곳이다. NH저축은행은 순익이 94억원에서 101억원으로 7.4% 늘었다.

신한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을 제외한 은행권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의 순익 성적표는 다소 부진했다. KB저축은행과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68억원, 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4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BNK저축은행과 IBK저축은행은 각각 81.7%(82억원→15억원), 88.6%(44억원→5억원) 급감했다.

'리테일 강화+건전성 관리'로 이자이익 개선  

신한저축은행의 순익 개선에는 10% 이상 성장한 이자이익과 흑자전환한 비이자이익 영향이 컸다.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자이익으로 전년 동기(375억원)보다 12.3% 증가한 421억원을 거뒀다.

이 같은 순이자이익 개선은 중금리 대출과 정책성 대출에 힘을 주며 리테일 부문 영업력 강화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 기조를 이어간 덕분으로 풀이된다.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가계대출 부문에 더 무게추를 싣으며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 비중은 68%, 기업대출 비중은 31%다. 작년 상반기 57 대 42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계대출 비중이 11%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 자료=신한저축은행 공시 참고

한국신용평가 윤소정 연구원은 "2015년부터 기업대출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우수한 리테일 취급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오고 있다"라면서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외에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정책성 대출(사잇돌, 햇살론) 비중도 Peer(피어, 동종업계) 대비 높아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신한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6%,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2%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순익 개선에 한 몫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서민금융상품을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쏠', '페이판' 등에서 비대면 가입이 가입이 가능하다. 윤소정 연구원도 "신한금융그룹과 연계한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차주 건전성이 우수해 건전성 관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자이익·비이자이익' 개선에 '판관비·대손상각비' 걱정 날려 

비이자이익 개선에는 매출채권매매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신한저축은행의 순비이자이익은 2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3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이 가운데 매출채권매매로 53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올렸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개선은 판관비와 대손상각비가 증가한 데 따른 부담을 경감시켰다.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판관비로 163억원을 썼다. 작년 상반기 150억원보다 8.7% 증가한 규모다. 판관비가 늘어난 데는 광고선전비 증액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30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보다 57.9% 늘었다. 같은기간 대손상각비는 94억원에서 171억원으로 81.9%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계 중에 순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가 인수하면서 출범한 지주계 저축은행이 보수적 영업으로 수익성이 다른 저축은행들보다 낮을 수 있지만, 건전성 관리와 그룹과의 시너지 등에서 금융지주계만의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총 자산이 전년 동기보다 2.2% 성장한 1조610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