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ㆍ케미컬 약물 포트폴리오 다각화

판매 채널 단일화로 효율성 확보

“합병은 주주들이 원할 시” 주주총회 관건

▲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 등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합병 시 셀트리온그룹은 혁신신약,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케미컬의약품 등 약물 연구개발(R&D)부터 글로벌 직판 유통망을 갖춘 종합제약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해외로 나뉜 판매 채널도 단일화를 통해 효율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그룹, ‘R&D부터 유통까지’ 종합제약사 도약

셀트리온그룹은 25일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는 등 합병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우선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할 계획이다. 이 그룹은 지주사 합병과 동시에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도 합병할 방침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이원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내년 4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을 위한 이유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자본력과 규모를 앞세운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한 점이 꼽힌다. 사업 및 유통 부문별로 나뉜 그룹사의 역량을 하나로 집중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신약 ‘CT-P59’를 비롯해 주력 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 등과 관련한 R&D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간장용제 ‘고덱스’ 등 케미컬의약품 R&D, 생산, 판매 및 셀트리온 제품의 국내 독점판매권과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 등 주요 제품들로 경쟁력을 갖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시 매출 규모 확대 및 판매 채널 단일화에 따른 효율성 측면의 양적,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수한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을 확보한 점도 실적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사 합병 및 다케다 아ㆍ태지역 주요 품목 인수가 마무리될 시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제약사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관계자는 “단일 회사에서 개발과 생산, 유통 및 판매까지 동시에 이뤄지므로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사업의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합병, 주주들이 원하는 것이 전제”

셀트리온그룹은 합병은 주주들이 원할 경우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 주체는 주주총회 안건에 올려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면서 “합병안은 주주들이 원할 경우가 전제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해당한다.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2/3)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의 수로 정해질 수 있다. 발표에 따라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가 ‘서정진 회장->합병 홀딩스->셀트리온ㆍ셀트리온헬스케어’로 개편될 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가 합병 후 홀딩스로 간소화될 수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2021년에라도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당 방법의 합병을 진행할 시 서정진 회장은 1조원 이상의 양도세 부담을 줄이고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지배력 강화라는 실리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3사 합병은 법규에 따라 1년 뒤부터 가능하다. 셀트리온그룹은 해당 시기에 맞춰 합병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3사의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과 세부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관계자는 “모든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서 진행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