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카드업계의 숙원인 레버리지 한도가 확대된다. 총자산 증가여력이 확대돼 신사업 진출에 따른 재무 부담 완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그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방어를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등 수익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레버리지 배율 상승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의 레버리지한도를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을 개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카드사 레버리지한도를 8배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다수의 카드사가 양호한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6배인 레버리지한도에 근접해 신사업 진출 등에 제약을 받으면서 당국이 한도 확대에 나선 것이다.

전업 카드사 평균 레버리지 5.3배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사의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배율로 카드사의 과도한 외형확대 경쟁 등을 차단하기 위해 2012년부터 6배로 규제하고 있다. 한도에 가까워지면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금융 영업, 할부 등 신용판매를 조절하거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 자료=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BC카드 제외)의 평균 레버리지는 5.3배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낮은 삼성카드(3.4배)를 제외하면 5.7배까지 높아진다. 특히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5.9배로 한도에 다다랐다. 만약 이번 규제 완화가 없었다면 이들 카드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레버리지 한도 완화를 지속 요구해왔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존 전통 사업모델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리스, 렌탈, 데이터 사업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레버리지 한도에 걸려 사업운영의 폭을 넓히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같은 여전법 적용을 받는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한도는 10배라는 점을 들며 이와 같은 수준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배당성향 30% 이상은 7배… 실제 8배 적용 두 곳뿐

다만 실제 레버리지 한도 8배를 온전히 적용받는 카드사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두 곳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한도 사전관리를 위해 직전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경우에는 7배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의 배당성향은 모두 30%를 넘었다. 신한카드(65.0%)와 현대카드(60.0%)는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삼성카드(49.6%)와 롯데카드(41.1%)도 당기순이익의 40%이상을 배당금으로 썼다. 가장 낮은 국민카드도 31.6%로 규제선을 넘었다.

레버리지 배율 규제선보다 훨씬 낮은 삼성카드를 제외하면 배당을 실시한 나머지 4개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확대는 모두 7배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레버리지한도가 완화됐다고 해서 카드사들이 당장 대출을 대폭 확대하거나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한도 초과에 대한 우려는 적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산이 쌓일 수밖에 없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레버리지 규제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며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규제 완화로 새로운 사업 구상에 있어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것만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한다거나 대출을 대폭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며 “추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이며, 각 카드사별 전략에 따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