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S홈쇼핑의 라이브 방송 화면. 출처=NS홈쇼핑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라방’이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쇼핑 고객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소통과 피드백을 중요시하는 ‘라방’이 MZ세대에게 각광 받으며 온라인 커머스 중심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유통업체들은 백화점과 홈쇼핑·이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각사 라방 채널을 론칭하며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 라방 첫 스타트를 끊은 CJ오쇼핑(035760)은 ‘쇼크라이브’ 채널을 개국한지 2년 만에 시청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중 MZ세대 구매 비중은 40%에 달한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4월 ‘몰리브’를 오픈한 후 1년 만에 누적 방문자 수가 40만명이 넘었다. GS홈쇼핑(028150)도 ‘모바일 라이브(MOBILE LIVE)’를, 현대홈쇼핑(057050)은 ‘쇼(SHOW)핑라이브’, NS홈쇼핑은 ‘띵라이브’, 신세계TV쇼핑은 ‘신세계TV쇼핑 라이브’를 각각 운영한다.

라이브 방송은 홈쇼핑업계 뿐 아니라 백화점업계에까지 번졌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에만 주력하던 백화점업계는 최근 유통업계 흐름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실적에 위기를 겪었고, 이에 따라 온라인 몰, 빠른 배송 등을 도입한데 이어 최근엔 ‘라방’에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 3월 라이브방송 앱 ‘그립’과 손을 잡고 라방에 뛰어들었다. 또 라방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 라이브와 함께 백화점 윈도 채널도 운영한다. 롯데백화점(023530)도 지난해부터 ‘100라이브’를 론칭했고, 갤러리아백화점도 프리미엄 명품을 주력으로 지난 16일부터 라방을 시작했다.

이커머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11번가는 이미 라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라방 플랫폼을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실제 지난 3월, 5월에 선보인 뷰티 브랜드 라방에서는 주문량이 769%까지 늘며 세자릿수로 뛰었다. 20대 여성고객들의 결제금액 역시 지난해 대비 올해 70% 이상 늘었다.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도 라이브커머스 내부 부서를 신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롯데백화점의 ‘시크릿 라이브 방송’. 출처=롯데백화점

라방,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나? 키 포인트는 '소통' 

업계에 따르면 ‘라방’과 같은 소비 형태는 불과 3-4년 전, 2030세대를 칭하는 이른바 ‘MZ세대’의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이용에서 시작됐다. SNS 내에서 인플루언서나 개인사업자들이 앱 서비스 중 하나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소통과 친근함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한 것이다. 

그러다 최근 2-3년 전 유통기업들이 상품을 파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 전체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라방은 지난 티몬이 2017년 선보인 '티비온'(TVON)을 시작으로 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결이 비슷한 홈쇼핑 업계에서 먼저 퍼져나갔다. 

올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콧대높던 백화점 업계에서까지 손을 뻗었다. 이제는 업계 내 생존을 위해 ‘안하면 안 되는’ 방식이 된 것이다. 라방 특징은 실시간 방송이라는 점에서는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실제 라방은 쇼호스트로 이뤄진 TV홈쇼핑과 달리 연예인, 일반인, 업계 전문가, 코미디언 등 다양한 직군이 게스트로 등장한다.

라방을 보는 시청자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며 댓글을 남길 수 있고, 게스트 또한 댓글을 읽거나 답변을 하며 친근감 있는 분위기로 소비자와 소통한다. “언니, 밥 먹었어요?” 라고 댓글을 달면 이 댓글을 본 게스트가 “네, 저녁에 고기 먹었어요”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홈쇼핑 방송을 TV로 보는 것과는 친근감과 소통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

소비자와의 가벼운 ‘소통’을 중심으로 한 라방이 유통업계 중요한 쇼핑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업계는 앞으로 경쟁사와의 차별점 모색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핵심 유통방식으로 자리잡은 만큼 유통업계를 포함한 전 산업에서 라이브방송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흐름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만큼 라이브 커머스는 새로운 핵심 판매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모바일을 통한 쇼핑이 비교적 익숙한 MZ세대가 현재는 라방의 주요 구매층이지만, 라방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홈쇼핑만큼 다양해지고 라방 플랫폼의 영역이 확장된다면 4050세대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