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더스 안성 입구.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 25일 오전 9시30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트레이더스 안성점. 오픈 30분 전부터 매장 앞 고객들이 긴 줄을 서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들이 '오픈 시간은 10시 입니다'란 피켓을 들고 고객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10시가 되자 기다리던 고객들이 쏟아지듯 매장에 들어갔고, 관계자들의 모습도 바빠진다. 이마트 직원, 시공사 직원들이 각지에 자리잡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나섰다. 

▲ 트레이더스 안성 캠핑 코너.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사탕부터 캠핑카 까지…주부는 물론 '아저씨' 원픽도 담아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안성에 19번째 매장을 11개월만에 오픈했다. 지하 2층 9724㎡(2941평) 규모로 자리 잡은 안성점은 대표 매장인 트레이더스 하남 (1만0413㎡, 3149평)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매장 규모가 상당한 만큼 다양한 아이템들도 마련됐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하리보젤리를 비롯해 신선식품, 와인과 맥주, 심지어 캠핑카까지 매장에 올랐다. 

매장 입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캠핑카 전시장이다. 한국GM 상용차 '라보'를 개조한 '렉스온 라보 캠핑카'(2750만원), 현대 스타렉스 개조 캠핑카(5980만원)이 매장 한편을 채웠다. 소형차로도 견인하는 캠핑 트레일러(550만원)도 만날 수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트레이더스 고객 특성에 맞춰 기획된 모델이다. 적당한 가격대와 쓸만한 품질들을 담아내기 위해 트레이더스와 제조사가 힘을 합쳤다. 캠핑카를 전시한 키바모빌 전재홍 대표는 "생활 밀착형 매장이기에 일반 수요자 특성에 맞는 내부 사양과 가격대를 선정한 제품들을 내놨다"며 "시중 판매 가격보다 최대 1000만원 저렴한 맞춤형 캠핑카를 만나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코너에는 AHC, 아이오페, 수려한 등 '쓸만한' 브랜드 제품만을 담았고, 매장 한편에는 구찌, 프라다 등 해외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명품 우모복 브랜드 '몽클레어' 패딩 상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 소믈리에 추천 와인 4종.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정육, 수산, 주류(와인) 코너도 충실히 마련됐고, 대부분 경력직으로 채워진 것도 특징이다. 전문성이 느껴진 매장은 와인 매장. 추천 와인을 묻자 소믈리에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와인을 차례로 설명해준다. 

"마르께스 데 몬떼 메루 그랑 리세르바(스페인 와인)는 아마 이 가격에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거에요. 1864(페루)나 마시 깜포피오린(이탈리아)도 정말 좋은 가격이구요. 이전 매장에서 팔던 상품과 같은데도 가격이 50% 가까이 저렴한 것도 있어요" 

트레이더스는 전문성이 필요한 와인 코너를 위해 타지에서 활동하던 소믈리에를 자리에 앉혔다. 

▲ 트레이더스 안성 가전 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438만원 냉장고를 250만원에…삼성카드 '혜택 몰아주기'

독특한 점은 삼성카드 연계, 이마트 제휴 카드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할인율이 높았고, 대형가전에서의 체감률이 크다.

삼성전자 매장에서 "4도어 냉장고(438만원 삼성 허브 냉장고) 가격이 어때요? 라고 묻자 직원은 바로 "삼성카드 사용하시죠?"라고 되묻는다. 삼성카드 할인 가격은 250만원, 정찰가격 대비 43% 저렴하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건조기' 패키지(360만원) 역시 특가다. 삼성카드 기본할인 30만원, 트레이더스 오픈 기념 할인, 자체 프로모션을 더하면 판매 가격은 200만원 중·후반대로 금액이 떨어진다. 여기에 90만원 정도를 더하면 '세탁기+건조기+에어드레서' 패키지를 구매할 수도 있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행사 첫 날 프로모션 특가로 제공하는 제품은 약 7억원 정도다. 매출이 7억원을 넘길 경우 할인율은 소폭(2~5%)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오늘이 첫 오픈이지만 판매 직원의 가전제품 전문 지식은 상당하다. 트레이더스가 매장 오픈에 맞춰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직원들을 대거 투입한 탓이다. 냉장고 제품별 차별점, 세탁기 및 건조기 구매시 유의할 점 등을 상세히 설명해 줬다. 

트레이더스를 방문한 고객 김모씨(37)는 "호기심에 물어봤을 뿐인데, 냉장고 특장점, 건조기, TV 특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며 "당장 변경할 생각은 없었지만 높은 할인율을 듣고 나니 관심이 쏠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 스타필드 안성.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평택·안성지역 첫 복합쇼핑몰…고객 사로잡을까

안성에 위치했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고객 대다수는 평택시 거주민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트레이더스 안성 개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매장에서 만난 변모씨(36)는 "10여년 가까이 평택에 살았고, 그간 인구도 꽤 늘었지만 상권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평택시장과 AK플라자에서 쇼핑을 했는데, 새로운 품목이나 매장이 적어 흥미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이 트레이더스 안산에 보인 관심이 상당한 이유는 부족한 쇼핑 공간, 그리고 색다를 쇼핑을 즐기려는 기대감 때문이다. 평택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쇼핑 공간은 AK플라자 평택, 통복시장, 안성 중앙시장 정도에 한정돼 있었다.

▲ 트레이더스 안성 내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이에 롯데백화점 수원, AK플라자 수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천안), 신세계백화점 충청(천안) 등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장 이용 고객 엄모씨(41)는 "가까운 거리에 대형 할인점이 생겨 좋다"며 "스타필드가 개장해 완성된 쇼핑몰이 만들어진다면 자주 찾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하남, 코스트코 기흥과 비교한다면 차별화 요소가 적은 편이다. 트레이더스 하남 매장보다는 약간 작은 공간, 코스트코 기흥과 비교한다면 상품 구성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명품 코너의 경우 시장을 방불케하는 작은 공간에 제품들을 빼곡히 나열하는 등 완성도 없는 공간이 마련됐다. 다만 스타필드 안성과의 연계, 평택·안성·천안·오산 수요를 모두 누릴 수 있는 탁월한 입지다. 오프라인 위기 속에서도 이뤄지는 이마트의 매장 확장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