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물건이 귀해지고 3기신도시 등 지역에는 청약 대기수요로 임차인들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 출처 = 부동산114

25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0.06%)보다 줄어든 0.05%를 나타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3%, 0.06% 상승했다. 경기·인천이 0.07%, 신도시는 0.04% 올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세 시장은 물건을 찾아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 전세가는 0.10% 올랐다. 경기·인천과 신도시가 각각 0.09%, 0.05% 상승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상승폭 줄어도 호가 낮아지지 않아 

서울 자치구별 매매가 변동률은 노원(△0.11%), 송파(△0.11%), 강동(△0.08%), 강북(△0.06%),구로(△0.06%), 금천(△0.06%), 도봉(△0.06%), 영등포(△0.06%), 은평(△0.06%) 순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은 상승폭이 줄었지만 매물도 줄어들어 호가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 분위기다. 감정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중계동 양지대림 1차 전용 84.9㎡는 지난 7월23일 9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되고 현재 9억~10억3000만원 선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중계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9억원에 나와 있는 물건들은 전세가 끼어 있는 집이다"며 "세입자가 있는 집인데 만기가 되고 나서도 거래가 될 지도 미지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들이 최장 4년을 살 수 있으니, 나오는 집이 없다"며 "전셋값도 굉장히 비싸졌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 매매가 상승률에 대해 "8월말(8월28일 기준, 0.11%)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변동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효과로 인한 집값 하락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도시 매매가 변동률은 일산(△0.09%), 분당(△0.08%), 파주운정(△0.06%), 평촌(△0.02%), 판교(△0.02%), 광교(△0.02%) 순이다. 경기·인천 매매가 변동률은 광명(△0.16%), 남양주(△0.13%), 용인(△0.12%), 하남(△0.12%), 과천(△0.11%), 구리(△0.11%) 순이다. 광주, 안성 등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한 몇몇 지역은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울 내 공인중개업자들 "지금 전세 물건 찾기 어렵다" 

서울 전세시장은 물건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물건이 워낙 귀하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물건이 나오기는 하지만 나오는대로 거래되고 있다"며 "세입자들은 되도록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 변동률은 강동(△0.28%), 노원(△0.24%), 강북(△0.16%), 강남(△0.13%), 구로(△0.12%), 송파(△0.12%), 강서(△0.10%), 금천(△0.09%), 영등포(△0.09%) 순이다. 강동은 대단지가 많은 고덕동과 명일동에서 올랐다. 노원과 강북은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근 중개업자들은 설명했다.   

신도시 전세가 변동률은 일산(△0.13%), 판교(△0.10%), 분당(△0.07%), 산본(△0.07%), 중동(△0.06%) 순이다. 일산서구 대화동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가격보단 물건 자체가 없다"면서 "일산은 3기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영향도 있겠지만, 전국적으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세 물건이 말랐다"고 답했다. 

경기·인천 전세가는 3기신도시 청약 수요와 5호선 연장 호재가 있는 하남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남은 신장동 현대홈타운, 대명강변타운, 창우동 부영, 풍산동 미사강변동일하이빌이 1000만원 상승했다. 풍산동 미사강변동일하이빌 전용 84.94㎡는 8월27일 5억5000만원(21층)에 전세계약됐다. 현재 이 단지 같은 평형은 7억원에 나와있다. 

풍산동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하남 교산과 같은 연장선상으로 보면 된다"며 "확실히 매수자 우위시장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남에 수요자들이 대부분 올해 봄과 여름에 많이 왔고, 재계약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인천 전세가 변동률은 광명(△0.18%), 남양주(△0.17%), 의왕(△0.15%), 용인(△0.13%), 고양(△0.12%) 순으로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매매시장은 '숨고르기'에 진입했다"며 "매물이 쌓이지 않지만 매도자와 매수자의 줄다리기 국면은 연휴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세시장은 "몇 개 안되는 소수의 전세물건을 두고 임차인들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지금의 상승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