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은행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이 지난해 3475개에 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5곳 중 1곳은 한계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은 3475곳으로 전년대비 7.4%(239곳) 늘었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상황이 3년째 이어온 기업들의 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기업은 잠재적 부실기업을 의미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되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부실기업 판정 가이드라인' 대상에 포함된다.

외감감사 기업 2만3494곳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4.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0.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외감기업 7곳 중 1곳이 좀비기업인 셈이다.

지난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은 838곳으로 1년 전(769개)보다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새롭게 한계기업이 된 기업이 1077곳으로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에서 37곳 늘어나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31개), 전기전자(20개), 건설(19개) 등의 순이었다.

올해는 코로나19사태로 한계기업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충격을 감안할 경우 한계기업이 올해 5033곳으로 늘어나고, 전체 외감기업 대비 비중도 21.4%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한계기업과 이들 여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충당금 적립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