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추석 명절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부에서 ‘고향 방문 자제’를 권유하는 만큼 대부분의 국민들이 처음으로 ‘비대면 추석’을 보낼 예정이다.

이번 추석을 ‘집콕 추석’으로 보낸다고 해도 명절인 이상 지출이 없을 순 없다. 이에 각 가정에선 집콕 추석을 알뜰하게 잘 보내기 위한 가계부 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보통 가계부는 이미 소비한 내역을 기록하면서 지출 내용과 규모를 점검하고 이에 대해 반성하면서 다음 소비를 계획하는데 쓰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가 발생하기 전 미리 가계부를 작성할 것을 조언한다. 꼭 필요한 곳에 적당한 금액을 사용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인 셈이다.

▲ 출처=삼성증권

이번 집콕 추석을 맞이해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추석을 맞이하기 위한 장을 보기 전 메뉴를 정하는 것에 이어 ‘장보기 루트’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뜰 추석 가계부 작성의 첫 단계다.

추석 장보기, 과일 4일 전‧신선식품 3일 전 준비

집콕 추석을 알뜰하게 대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가계부를 미리 작성할 것을 추천했다. 집에서 명절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사 먹는 것에 이어 선물에 대한 지출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추석 날 집에서 만들어 먹을 음식 혹은 사 먹을 음식 등의 메뉴를 즉흥적이지 않게 미리 정할 것을 조언했다. 또 만들어 먹는다면 필요한 식재료 역시 미리 정해 놓기를 당부했다. 그 다음으로는 이들에 대한 적정 가격을 가계부에 적어 놓는 게 알뜰한 추석 가계부를 작성하는 요령이다.

가족 혹은 친지들에게 보낼 선물 역시 어떤 것을 얼마의 규모로 마련할지 미리 적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지출 내역이 정해지고 나면 실제 장보기를 진행하면 된다. 단 실제 장을 보기 전에도 루트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상현 대표의 조언이다.

전 대표는 “실제 장을 볼 때 과일과 같은 냉장보관용의 식품은 추석으로부터 최소 3~4일 전에 구매하는 것이 좋고, 신선식품은 2~3일 전에 준비해야 원하는 물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장마와 태풍으로 채소값이 크게 오르는 등 차례상 물가가 지난해 대비 10%정도 올랐다”며 “전통시장이 마트에 비해 추석 제사용품 평균 가격이 20% 정도 저렴하다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조사를 참고하라”고 말했다.

 

“지키고 모으고 불리고 절세하라”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알뜰한 추석을 보내기 위한 가계부 작성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경제 시장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생활과 경제 형태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석이 지난 이후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의 장기적인 경제활동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상현 대표의 조언이다. 즉 이번 추석의 가계부 작성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를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테크 전문가인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자산은 ‘지키고 모으고 불리고 절세한다’라는 순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순서대로 짚어본다면 이번 추석 가계부를 작성할 때 갖고 있는 자산을 위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부분은 ‘보험’이다.

전 대표는 “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 이동을 하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보험을 점검해야 한다”며 “보험 상품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찾아보게 되는데,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는 보상유무만이 결정되지 변경이 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만일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에는 부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가스점검 등과 함께 화재보험을 가입해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은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 역시 최대의 피해를 가져온다.

또 배상책임보험과 장거리 운전의 기본인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등도 가계부에 적어 놓고 함께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민식이법 시행 이후 혹시나 하는 사고에도 해결이 가능한지 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상현 대표는 “대부분의 경우 보장내용보다 보험료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중요한 보장은 못 챙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집콕 추석, 가계부 점검 기간으로 보내야

이번 집콕 추석을 계기로 알뜰한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지출 내역을 비롯해 갖고 있는 자산과 보험 등을 점검하는 기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이에 전상현 대표는 “먼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난 뒤엔 그것을 ‘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그래야 다음 단계인 ‘어떻게’에 대한 솔루션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돈을 모으는 것과 관련해선 진지하게 목적을 갖고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예를 들면 장기투자는 장기상품에, 중기투자와 단기투자 역시 해당 투자기간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많은 이들이 목적 없이 일단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출처=HBC자산관리센터

따라서 이번 알뜰 추석 가계부를 통해 목표와 투자기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전 대표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 투자 정보를 함께 나누는 것은 분명 추천할 부분이지만 보통 돈 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추석 내내 서로 돈에 대한 간섭을 제외한 정보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택은 언제나 개인의 몫임을 기억하고 추가적인 조언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에서는 저축과 달리 목표와 기간 외에도 ‘투자자의 성향’이라는 추가 변수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대표는 가족, 친지들과의 모임에서 국세나 지방세 외에 상속이나 증여 등의 세무문제는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 문제는 언제나 당사자들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명절 대화로는 적절치 않다는 게 전 대표의 판단이다.

▲ 출처=안랩

이밖에 전 대표는 안랩이 발표한 ‘선물 배송 문자 가려보기’ 등 보안사고 예방 수칙을 언급하며, 집콕 추석을 안전하게 보낼 것을 당부했다. 알뜰 가계부 작성도 좋지만 열심히 모은 자산을 한 번의 실수로 날리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