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23일(현지시간) 온라인 'Samsung Galaxy Unpacked for Every Fan(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을 열고갤럭시 S20 팬 에디션(Galaxy S20 Fan Edition)을 전격 공개했다.

LG전자가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벨벳에 이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스마트폰인 LG 윙을 출시한 가운데 조만간 애플의 아이폰12가 미니를 포함한 4개의 라인업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20 FE가 등장하며 프리미엄 시장의 결전과는 별도로,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의 정체성을 온전히 내려받은 중저가 스마트폰 대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지금까지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과는 다른 '색다른 시장의 충돌'이다.

▲ 갤럭시 언팩 행사. 출처=삼성전자

갤럭시S20 FE, 등장
삼성전자는 발화 논란에 시달린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 FE 버전을 공개하기는 했으나 이는 리퍼비시 제품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20의 후속으로 FE 버전을 공개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갤럭시S20 FE는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제품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팬들의 피드백을 듣고 소통하고 있으며, 갤럭시 S20 출시 후, 가장 선호하는 부분과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 새 스마트폰에 기대하고 있는 점 등에 귀를 기울였다"며 "'갤럭시 S20 FE'는 의미 있는 혁신이 담긴 갤럭시 S20시리즈의 확장 모델로 최고의 갤럭시 스마트폰 경험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펙도 훌륭하다. 3200만 고화소의 전면 카메라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후면에 탑재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는 테트라 비닝(Tetra binning) 기술이 적용된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저조도 환경에서도 또렷하고 생생한 셀피 촬영이 가능하다.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활용해 배경을 감각적으로 흐릿하게 처리한 셀피 촬영도 지원된다. AI 기반의 멀티 프레임 프로세싱(multi-frame processing)으로 여러 프레임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배경의 노이즈나 흔들림을 줄여주는 기술도 가능하다.

▲ 갤럭시S20 FE. 출처=삼성전자

후면에는 1200만 화소 기본 카메라를 비롯해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의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페이스 줌(Space Zoom) 기능을 지원하며 광학 줌을 통해 화질의 손상 없이 최대 3배까지, AI 기반의 슈퍼 레졸루션 줌 기능을 결합해 최대 30배까지 줌 촬영이 가능하다. 싱글 테이크(Single take) 기능을 탑재했고 안정적인 영상 촬영이 가능한 슈퍼 스테디(Super steady)도 지원한다.

최신 모바일 기술도 눈길을 끈다. 6.5형의 인피니티-O 슈퍼 아몰레드(Infinity-O 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Xbox Game Pass Ultimate)과의 연동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와의 시너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45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25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IP68 등급의 방수방진을 지원하며,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탑재해 추가로 최대 1TB 용량의 메모리를 확장할 수도 있다. 모바일 AP는 스냅드래곤 865다.

컬러는 클라우드 레드(Cloud Red)·클라우드 오렌지(Cloud Orange)·클라우드 라벤더(Cloud Lavender)·클라우드 민트(Cloud Mint)·클라우드 네이비(Cloud Navy)·클라우드 화이트(Cloud White)며 사전 예약은 10월 6일부터, 출시는 10월 중순이 될 예정이다. 

▲ 갤럭시S20 FE. 출처=삼성전자

각 플레이어들은 어디를 보고 있나
일반적으로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프리미엄과 중저가의 구분을 명확하게 잡는 분위기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상반기 S 시리즈를, 하반기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으며 중저가 라인업은 A 시리즈로 일원화했다. 

그 외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폴드와 플립 시리즈를 적절히 배치한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는 로드맵을 보여준 바 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약간 달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업의 확장판인 갤럭시S20 FE를 통해 가격은 낮추고, 기능은 대부분 유지시킨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이지만 그 뿌리는 프리미엄에 둔 전략이다.

하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판이 바뀔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애플도 오는 10월 중순 아이폰12를 준비하며 이와 비슷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인사이더 및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10월 13일 새로운 아이폰12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이 소유한 이통사 EE의 마크 알레라 E. CEO는 사내에 공유된 영상을 통해 "아이폰12 공개가 조만간 멀지 않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 랜더링 이미지. 출처=갈무리

첫 5G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5.4인치와 6.1인치 2종, 6.7인치 1종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각각의 아이폰12 모델명의 경우 6.1인치는 아이폰12(아이폰12 맥스), 아이폰12 프로가 될 것으로 보이며 6.7인치는 아이폰12 프로 맥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5.4인치 버전이다. 아이폰12 미니로 명명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749달러 수준의 출고가가 매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0 FE가 약 700달러 수준의 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아이폰 미니와의 하반기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 이유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담아내겠다는 애플의 의지가 갤럭시S20 FE의 등장이라는 시대의 흐름과 만나며 의외의 불꽃을 튀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갤럭시S20이라는 프리미엄 버전의 확장판인 갤럭시S20 FE와, 아이폰12 라인업의 최하위 라인인 아이폰 미니가 격돌하는 장면을 두고 "프리미엄에 뿌리를 둔 중저가 라인업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판도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 LG 윙. 출처=LG전자

LG의 전략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FE를 통해 프리미엄 확장판 전략을 처음 구사했으나, 사실 LG전자는 예전부터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LG전자는 상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다수의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수시로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벨벳과 LG 윙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롤러블 등 혁신적 폼팩터 변화의 스마트폰이 내년은 되어야 출시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LG 윙은 갤럭시S20 FE, 아이폰12 미니와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LG 윙의 초반 기세는 일단 합격점이다. 파격적인 하드웨어 폼팩터의 변화를 적절히 배치하며 시장의 좋은 분위기를 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스위블 모드를 이용하면 고객은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메인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면서 세컨드 스크린으로는 재생, 빨리감기 등 영상 컨트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플랫폼 파트너인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서는 PIP(Picture In Picture)를 지원하고 레이브, 픽토, 투비 등의 파트너와도 협업해 세컨드 스크린을 ‘실시간 채팅’, ‘영상 추천 및 검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스플레이는 노치리스 스타일이다. 메인 스크린에는 ‘6.8형 20.5:9 화면비의 노치리스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Notchless OLED FullVision Display)’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또 스위블 모드일 때 세컨드 스크린을 한 손으로 편하게 쥐고 감상할 수 있으며 그립 락 기능도 꼼꼼히 지원된다.

카메라 기능도 준수하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전면카메라 대신, 별도의 3200만 화소의 팝업 카메라를 적용해 전면 디자인을 꾸렸고 후면에는 각각 6400만(광각), 1300만(초광각), 1200만(초광각) 3개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여기에 강력한 짐볼 카메라 기능도 눈길을 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의 LG 윙은 갤럭시S20 FE와 아이폰 12 미니로 대표되는 경쟁사의 프리미엄 확장판 중저가 스마트폰과 치열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LG전자는 여기에 별도의 중저가 라인업을 동시 출격하는 안전장치도 걸었다. 다양한 Q 시리즈 런칭에 나서는 한편 갤럭시S20 FE가 공개된 당일 또 다른 실속형 스마트폰 K 시리즈 3종(K62, K52, K42)을 연속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최상위 버전인 후면 디자인을 위해 K42는 첨단 웨이브 패턴을 적용, 미세한 높낮이가 있어 잘 미끄러지지 않아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하며 3종 모두 후면에 표준, 초광각, 심도, 접사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급 렌즈 4개를 탑재하는 등 실속형 중저가 스마트폰이지만 가격은 대폭 낮춘 것이 눈길을 끈다.

10월 유럽을 시작으로 중남미, 중아, 아시아 등에 순차 출시된다. 출고가는 250달러 중순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MC해외영업그룹장 정수헌 부사장은 “프리미엄급 디자인, 대화면, 후면 쿼드 카메라, 대용량 배터리 등을 적용해 경쟁력 있는 실속형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선택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 K52. 출처=LG전자

이들은 왜?
하반기부터 프리미엄에 뿌리를 둔 것을 숨기지 않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전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더욱 노골적으로 벌어지는 원인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장의 동력이 크게 약화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연장선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는 가운데 각 제조사들은 단순한 중저가 스마트폰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 익숙한 프리미엄의 감성을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절히 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프리미엄의 브랜드 가치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이입했을 경우 더욱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리미엄의 스펙을 대다수 유지하며 중저가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최근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스펙 차이를 선명하게 규정하지 않는 장면과도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