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이 지난해 11월 부천시 서민금융지원통합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서민지원 제도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2008년까지 사업을 하다가 IMF 금융위기로 단칸방에서 택시운전기사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소금융을 알게 돼 영업용택시에서 개인택시 사업자로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빚’이라는 족쇄를 20여 년을 차고 다니다가 채무조정지원제도 덕분에 그 족쇄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통장도 만들지 못했는데, 현재는 남은 빚이 없으며 이제는 금융거래가 가능해졌어요"

서민금융진흥원 세미나에 참석한 임씨와 박씨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제도를 알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원장(신용회복위원 위원장 겸임)이 23일 임기 내에 서민 지원 제도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제도 이용자의 사연을 공유하면서 "서금원이나 신복위를 잘 몰라서 이용 못 하는 분들이 없도록 쉽게 찾을 수 있고 우리 직원들이 그걸 찾아서 도와드릴 수 있는 기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만으로는 개인의 삶이 달라지기란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재무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서금원은 신용·부채컨설팅 시범사업을 시작해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고 나서 제대로 신용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드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복위도 빚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 곁에 관리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신복위도 빚을 조정한 후에 주기적으로 전화상담 등으로 신용관리 및 여러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알리고 그래도 안 되면 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임기 내 목표"라고 지향점을 밝혔다. 

이계문 원장이 23일 열린 랜선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민금융진흥원 제공

◆ 이"금융비서(PB) 만든다"..."K-서민금융 보여줄 것"

이 원장은 서민금융 PB(개인 자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서민 대상 금융교육, 맞춤형 현장지원 및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계문 원장은 간담회에서 “서민금융을 이용한 고객 스스로 신용과 빚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용도 상승을 통해 제도권 금융에 안착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신용·부채 컨설팅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이 필요하다. 홈페이지에서만 제공돼 온‘서민금융 한눈에’와 대면으로만 제공하던 ‘취약차주 재무진단 서비스’를 앱을 통해서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앱 다운로드는 서금원과 신복위가 각각 출시 7개월과 9개월 만에 26만9000건, 22만4000건이었다. 챗봇당담도 서금원 20만7000건, 신복위 26만1000건을 기록했다.

서민금융 PB 시스템은 사전예방과 맞춤형 지원, 사후관리 등으로 나눠 지원될 예정이다. 

우선 청년·취약층이 빚을 지지 않도록 미리 금융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빚을 지는 등 어려움이 발생하면 통합지원센터에서 맞춤형 서민금융을 지원한다. 지원 후에도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서민금융 이용 고객이 은행 등 제도권 금융사를 다시 이용할 수 잇게 한다는 목표다.

이 원장은 유엔SDGs협회에서 선정한 ‘글로벌 지속가능 공공기관 10’에 선정한 것과 관련해 국제적 역활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일수록 빈부격차 문제는 참 어려운 난제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유엔SDGs협회에서 서금원과 신복위가 금융이라는 시장원리를 이용해서 빈곤문제를 훨씬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린피스 등 국제적 NGO 등과 함께 지속가능 기관에 선정된 것"이라며 "K-방역, 한류 등처럼 서금원이나 신복위 등의 우리나라의 서민금융지원제도가 빈곤문제로 힘들어하는 해외의 국가, 단체 등과 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금원은 맞춤대출 이용실적은 이 원장 취임 전후 대비 건수 기준 251%, 금액기준 188% 늘었다. 또 신복위는 비대면 서비스가 이 원장 취임 전후 대비 271% 증가했다. 상담 예약대기는 1년 전 대비 74% 감소했다. 신복위는 5개월간 코로나19 피해자를 7만8000명 지원했다. 신용회복지원자의 93%가 신복위의 심층상담서비스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