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작년 8월 촬영한 국내 출시 차량. 출처= 만트럭버스코리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2층 버스와 특장 트럭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트럭버스코리아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최근 침체된 상용차 시장 업황과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자동차 판매, 매출액 두 부문에서 지켜온 2인자 자리도 위태롭다.

▲ 만트럭버스코리아의 2017~2019년 실적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만트럭버스코리아(이하 만)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를 통해 공개한 최근 3년 간 판매실적에는 기복이 나타났다. KAIDA에 따르면 만은 지난 2017~2019년 기간 동안 연간 962대, 1020대, 726대씩 판매했다. 2010년 이후 트랙터 라인업 TGX, 덤프·대형트럭 라인업 TGS 등 주력 모델을 출시한 후 1000대를 가뿐히 넘었던 것에 비하면 쪼그라든 수치다.

같은 기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시장 점유율은 기복을 보였다. KAIDA에 가입한 수입 상용차 업체 5곳 가운데 만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1.6%, 2018년 23.2%, 2019년 18.7%로 각각 집계됐다.

2018년 만의 트랙터, 카고 등 차종별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줄었음에도 해당 차종의 시장의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점유율을 방어했다. 또 고객 수요에 따라 적재함 등을 개조해 판매하는 특장트럭과,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버스 등 두 차종의 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연도에 1000여대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같은 해 말 덤프트럭 등 일부 차종에서 변속기, 보조 브레이크(리타더) 같은 부위에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진 리콜 조치를 실시하는 등 사건으로 신뢰를 잃음에 따라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축소됐다.

판매실적이 기복을 보인 반면 매출액,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의 매출액은 2017년 2669억원에서 지난해 39.4%나 감소한 161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억원에서 절반 가량 감소한 39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도 2.8%에서 2.4%로 감소했다. 리콜 조치를 비롯한 고객 관리 활동에 예년보다 많은 비용을 들임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동시에,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환차익 감소 현상으로 영업외이익이 감소하면서 만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만이 기존에 구축하고 있던 2인자 지위에 금이 가고 있다. 그간 KAIDA 가입 상용차 5개사 가운데 판매량을 기준으로 볼보트럭코리아가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매출액 등 경영실적에 있어서는 엔진을 부 수익원으로 두고 있는 스카니아코리아그룹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은 각 부문별로 동일하게 2등 수준을 유지해왔다.

만은 다만 지난해 부문별 실적 가운데 매출액의 경우 볼보트럭코리아(1730억원)에게 추월 당해 3위로 내려 앉았다. 같은 기간 판매대수로는 2위를 유지했지만 3위인 스카니아코리아그룹(755대)와 더욱 좁은 격차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기록된 업체별 차량 판매대수를 비교할 때도 만은 425대로 볼보트럭코리아(966대), 스카니아코리아그룹(541대)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해당 기간 만의 전년 대비 실적 증감폭은 –26.5%로 5개사 평균 증감폭인 –19.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이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모습. 출처= 만트럭버스코리아

만, 발목잡는 ‘품질 리스크’ 털기 위해 시장소통 강화

만의 실적 개선활동을 가로막는 주 요인으로 낮아진 품질 신뢰도가 꼽힌다. 만은 지난 2018년 7월 만트럭 고객 72명으로부터 엔진결함 의혹으로 고소된 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지난해 4월 해당 차주들과 7년/100만㎞의 무상보증기간을 제공하는 등 배상안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일부 차주들이 최근까지 정비 센터에서 해당 보증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거나, 서비스를 받은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거듭 발생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말엔 만트럭과 약속한 ‘부제소 합의’를 깨고 결함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며 만을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은 일부 차주의 불만 제기 사례에 별도 대응하는 동시에 시장과 적극 소통하며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에 대한 진정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 3주에 걸쳐 소비자,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실시하고 제품에 대한 외부 의견을 수렴했다. 또 국내 규제 도입 시기를 앞서 저공해 엔진 유로 6D를 장착한 모델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무상점검 서비스 캠페인을 지속하는 등 소비자 환심을 살 만한 이벤트를 지속 개최하고 있다. 현재로선 기업 역량을 양보다 질적 측면에서 강화해가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향후 사업을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만 관계자는 “만은 신차 출시, 고객서비스 질적 강화, 신기술 활용 등 방안을 도입함으로써 고객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객을 생각하고 고객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