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무기인 ‘활’, 궁(弓)자가 들어간 두 번째 주제 ‘강(强)’이다. 강점 발견, 주변 도움과 태도, 부단한 훈련, 타분야와 교류, 그리고 현장 방문으로 글을 이어왔다. 마지막으로 후계자나 부하에게 대물림하여 강점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사회적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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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리더들은 부하들을 육성시킬 의무가 있다.’ 본인이나 조직 강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최고의 반열에 올려 두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보통의 삶이다. 강점을 기반으로 하는 평생의 업(業)을 대물림하여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업무를 대하는 작은 태도이지만 평생을 관통하는 강점이 된 두 가지 경험을 소개한다. 하나는 신입사원 때인 35년전의 경험이다. 상사로 모시던 차장께서 “박창욱씨, 인원통계 꼭 숫자 맞추세요!” 인사부 직원의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 복잡한 사정이 있는 통계작업을 2박3일을 꼬박 새우며 완성했다. 결혼식이 있는 당일 아침에야 보고가 끝났다

다음은, 인사부에서 기획부장으로 업무가 바뀌었던 20여 년전이다. 정부 기관에 건의할 문서를 만들어 결재를 들어가면 모시던 본부장께서 꼭 거드는 말씀이 있었다. “받아 보는 사람이 감동하여 눈물이 뚝뚝 떨구게 할 정도로 정성과 의미가 있게 한 장에 담아야 한다.” 그러면서, 직접 펜을 들고 같이 고민하며 문장을 고쳤던 기억이 있다.

제목에 올린 ‘가장 큰 실망을 안긴 사람’이라는 표현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주인공인 미란다는 세계 최고 패션 잡지 ‘런웨이’의 편집장으로 업계의 전설적 실력자이다. 또다른 주인공인 ‘앤디’가 그 회사에 도전하여 낙점된다.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목매는 여자들이 줄을 선다’라고 하는 뉴욕 패션잡지계 사람들이 말하는 자리는 비서직이다. 미란다 밑에서 1년만 일을 배우면 다른 데에서도 앞다투어 데려갈 정도로 다들 탐내는 자리라는 것이다.

앤디는 패션감각도 떨어지고 패션업계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선발한 이유는 앤디의 창의적 눈과 감각을 본 것이다. 빠르게 적응하며 커가던 앤디가 회사를 떠난다. 패션계보다 넓은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어 신문사 기자로 도전한 것이다.

그 신문사 면접관이 “편집장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더니 당신이 가장 큰 실망을 안긴 비서라고 하더라”고 하는 장면이다. 그 정도로 앤디를 내보내고 싶질 않았다는 뜻이다. 배우는 사람의 자세, 데려다 쓰는 사람의 자세를 알 수 있다. 리더는 부하나 후배의 성공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오랜 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작년 말, 일본의 경영컨설턴트 산조 게이야 라이프서포트 대표의 책 <이익을 내는 사장들의 12가지 특징> 에서 인상깊게 본 내용이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매년 8000여 개 자영업과 중소기업들이 문 닫고 많은 회사가 경영 부진으로 허덕인다. 그 중에 어떤 환경에 처해도 돌파구를 찾아 이익을 내는 사장 1,200명의 필살기를 12가지로 정리해 두었다. 그 중 10번째 ‘후계자를 잘 육성하고, 그가 떠안을 리스크를 줄인다’와 11번째, ‘미래는 누가 후계자가 되느냐에 달렸으며 적당한 수준의 지옥을 경험케 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전율이 느껴지는 내용이다.

후배들에게 물려줄 일에 대한 태도를 두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일을 통해 전수한다. 반드시 내가 해왔던 수준으로 올려 두어야 한다. 둘째는, 끼와 깡이 겸비하게 해야 한다. 강점에 병행하는 태도를 전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두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 본인 입장에서만 보전에 힘을 쓰는 경우이다. 후배 육성은 안중에도 없는 경우가 많다. 기업 강의의 요청사항에 부하육성의 내용을 포함해 해달라는 경우도 많은 것이 그 방증이다. 그리고, 부하나 후배들이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부하들은 상사에게 좋은 감정보다는 서운한 감정이 남은 경우가 많아 피하는 편이 많다. 상사가 가진 축적된 전문성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시간을 갖고 미리 챙기자는 의미에서 원거리 무기인 활 궁(弓)이 들어 있는 강(强)점에 관한 내용을 마무리한다. 다음 글에서는 ‘모자란다, 다한다’의 의미를 가진 ‘궁할 궁(窮)’의 자기경영 원리를 정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