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가 LG 윙 출고가를 22일 109만8900원으로 확정했다. 한 때 200만원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으나 실제 출고가는 절반 수준이다. 지금까지 기본 바 유형의 스마트폰이 아닌, ‘이형(異形)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감지된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는 점이 반갑다. LG전자는 지금까지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점 경쟁력을 상실했음에도, 준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이나마 살리려는 노력을 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출고가 책정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들었다. 고객은 LG전자 스마트폰을 초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LG전자는 스스로를 '초 프리미엄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준 프리미엄이라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LG 윙에 이르러 이러한 '어정쩜함'은 다소 걷히는 분위기다. 예약 판매 프로모션을 과감히 없애는 대신 가격 거품을 빼며 LG전자 스스로가 '가장 잘 싸우는 중저가 시장'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 출처=LG전자

물론 109만8900원이라는 출고가의 LG 윙이 완전한 완전한 중저가 스마트폰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아직 '프리미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말도 나오지만, 현 상황에서 LG전자의 전략은 적절하다는 평가다.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고객이 아직 100만원 아래인 화웨이 및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구매에 미온적인 가운데, 그나마 믿을 수 있는 LG전자가 약간의 가격 상승을 고려해도 충분히 중저가를 원하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전자는 100만원 선의 LG 윙을 출시하며 Q 시리즈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

한 발 더 나아가 LG 윙은 프리미엄은 아니지만, 충분히 고객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한 파격으로 무장했다. 각각 6.8형, 3.9형 크기의 두 개의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스위블 모드(Swivel Mode)’를 지원한다는 점은 말 그대로 최강의 무기다. 스위블 모드에서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두 화면을 모두 사용하거나,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다. 고객은 평상시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 시,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숨어 있던 세컨드 스크린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낮은 출고가, 시장의 니즈를 정확하게 노리는 특화 로드맵에 이어 파격적인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은 아직 싫고, 국내 중저가 라인업을 선택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이들이 돈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LG 윙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글로벌 시장 성적도 역시 기대가 감지된다. 자체적인 능력에 이어, 반사이익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여전히 최강자로 군림하는 가운데 애플, 화웨이 순서로 이어지는 빅3의 존재감이 컸다. 그 연장선에서 화웨이는 올해 애플을 누르고 완벽한 2위의 자리를 꿰차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미국의 반도체 압박으로 당장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매출 기준, 전년 대비 무려 30%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그 반사이익은 안드로이드 동맹의 강자인 업계 1위 삼성전자가 대거 흡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iOS의 애플은 미비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LG전자도 만만치않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부분 점유율을 상실하며 변방으로 밀려나는 분위기지만, 화웨이가 프리미엄은 물론 중저가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비슷한 시장을 노리는 LG전자 스마트폰이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LG전자도 자신감이 크다.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 마창민 전무는 “LG 윙은 기존 스마트폰의 익숙함에 ‘스위블 모드’라는 세상에 없던 사용자 경험을 더한 제품”이라며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제품인 만큼 미래 스마트폰 경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