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035720)엔터프라이즈의 미니링크(mini LINK)가 21일 출시됐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의 강점과 인공지능 헤이카카오의 확장성을 전제하는 한편 나아가 블루투스 스피커, 차량 등 다른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눈길을 끈다.

기본적인 특성을 말하자면 역시 한 손 안에 들어오는 미니멀한 크기에 콤팩트한 디자인, 나아가 전통의 라이언과 혜성같은 신인 죠르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스, 환율, 주가, 운세 등의 지식/생활 정보뿐 아니라 ▲알람/메모 등록 ▲배달음식 주문 ▲교통/길 찾기 정보 ▲어학 사전 ▲영화/TV 정보도 이용 가능하며 카카오톡과의 연동도 지원된다. 또 블루투스 스피커나 차량 등 외부 기기를 카카오미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음성 명령 없이 버튼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며 마이크 2개를 사용해 이용자의 음성을 깨끗하게 처리해주는 노이즈 캔슬링, 에코캔슬링도 지원된다.

무엇보다 미니링크와 함께라면 마음껏 아웃도어 인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그 요상한 일상속으로 들어가 보자.

▲ 출처=카카오

천진반 라이언과의 만남
미니링크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작고, 귀엽다'로 요약할 수 있다. 손에 꼭쥐면 기기가 다 들어올 정도로 작은데다 라이언과 죠르디의 캐릭터 감성이 물씬 풍긴다. 

애니메이션 <북두의권>을 사랑하며 <가짜사나이>가 그리는 진정한 남자의 삶을 동경하는 기자도 미니링크를 쥐는 순간 만큼은 러브라이브의 럽폭도가 되어 그 귀여움에 심장이 폭행당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마감은 대단히 깔끔하다. 기본 제공되는 마그네틱 트레이와 차량용 클립이 있어 휴대성도 간편해 보인다.

무엇보다 미니링크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기자는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카카오라는 회사를 출입한 기자로서 카카오의 왠만한 디자인 캐릭터는 상당히 익숙하다고 생각했으나, 미니링크를 통해 전혀 몰랐던 사실을 하나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라이언 전무는 민머리가 아니었다.

라이언 버전의 미니링크를 유심히 살펴보면 기기 상단에 머리카락으로 표현된 장식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니링크가 첫 출시된 21일 공교롭게도 LG전자에서 1000만 탈모인의 염원을 담아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공개했는데, 최소한 라이언 전무에게는 필요없을 것 같다. 아니, 머리카락이 두 갈래 정도밖에 없으니 어쩌면 필요한 것일까. LG전자와 카카오의 행복한 탈모치료 업무협약을 망상하며 이제 본격적으로 체험기를 풀어보겠다.

▲ 1000만 탈모인의 희망.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 프라엘 메디헤어. 출처=LG전자

미니링크를 작동하려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헤이카카오 앱이 있어야 한다. 기자 이전에 카카오를 사랑하는 '카폭도'인 본인은 당연히. 물론. 여지없이. 이미 헤이카카오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이번 체험기 작성을 위해 이를 지우고 다시 설치하는 수고러움을 통해 미니링크와 연동하는 작업을 거쳤다(....)

연동은 아주 빠르고 쉽다. 미니링크 우측에 있는 말풍선 버튼을 약 2초 누르면 녹색 LED가 번쩍이고, 그 때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를 활성화시키고 헤이카카오 앱에서 작동하면 끝이다. 이후로는 자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 미니링크와의 연동. 사진=최진홍 기자
▲ 미니링크 연동 완료. 사진=최진홍 기자

여기서 기자는 또 한번 놀라운 경험을 했다. 라이언 전무의 이마에 제3의 눈(전문용어로 마음의 눈)이 열리며 천진반 라이언으로 진화하는 경험. 그 불빛조차 귀여운 이유는 뭘까.

▲ 풍성한 머리를 자랑하는 천진반 라이언 전무가 제3의 눈을 떴다. 사진=최진홍 기자

편하다
미니링크는 인공지능 헤이카카오를 담은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모든 기능이 대부분 지원된다. 날씨를 물으면 현재 지역의 일기예보를 말해주고 뉴스와 음악도 자유자재로 들려준다. 음성인식 수준도 상당히 높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기기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음성명령을 내렸으나,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작동을 해도 미니링크는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굳이 음성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전면에 위치한 웨이크업 버튼을 누른 후 원하는 정보나 기능을 말하면 된다. 그러니까 아직 친해지지 않아 헤이카카오의 이름을 부르기 어색하다면 부끄럽게 웨이크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는 뜻이다. 미니링크의 자체 스피커나 스마트폰/외부기기 등 출력 스피커 설정도 바꿀 수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미니의 기능 중 하나인 카카오톡과의 연동도 강하다. 카카오톡을 읽어주거나 카카오톡을 통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상당히 매끄럽게 진행된다. 미니링크 오른쪽의 카카오톡 버튼을 짧게 한번 누르면 나에게 온 새로운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어주고, 짧게 두번 누르면 읽고 있던 채팅방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방식은 카카오미니와 동일하다.

카카오톡을 보낼 때 미니링크가 제대로 인식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실제 체험한 결과 100%에 가까운 인식율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니링크가 "이렇게 보내라는 건가요?"라고 다시 물어봐주니 실수할 염려가 없다. 이 역시 카카오미니와 동일하다.

마그네틱 트레이와 차량용 클립도 편하다. 특히 차량용 클립을 실제 자동차의 에어컨에 설치한 결과 무엇보다 '떨어지지 않아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미니링크, 블루투스 스피커, 차량 등 원하는 기기를 카카오미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 차량 에어컨에 붙어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미니링크. 사진=최진홍 기자

재미있는 점은 아이들이 미니링크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카카오미니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던 5살 둘째가 미니링크를 발견하고는 자기가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요즘 아이스크림을 별로 사주지 않았더니 자꾸 미니링크에게 "과자를 사줘"라고 말해 곤혹스러울 지경이었다. 아이 손에도 쏙 들어오는 콤팩트함에 귀여운 라이언 캐릭터로 무장하다보니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음성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약간 아쉽다. 노이즈 캔슬링, 에코캔슬링을 기본 탑재했지만 아무래도 카카오미니에 익숙한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음성 자체가 이질적으로, 또 그 수준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자도 처음 음성명령을 내린 후 미니링크의 답을 들으려고 할 때, 이 소리가 스마트폰에서 나는 것인지 미니링크에서 나는 것인지 초반 살짝 헷갈렸다. 음성이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에서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

물론 작은 기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무엇보다 카카오미니 등 고품질 음성 사용자 경험에 익숙한 이들이 미니링크를 처음 사용할때는 비록 물리적인 한계를 고려한다고 해도 살짝 당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더 말하자면, 초반 미니링크와 카카오톡을 연동할 때 구체적인 설명이 다소 부족한 느낌적인 느낌이다. 블루투스 연동까지 마친 후 미니링크에게 "카카오톡과 연동해줘"라고 말하니 미니링크가 "카카오톡 일반설정에서 설정을 해주세요"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 설정을 카카오톡에서 해야하는 줄 알고 한참을 헤맸다.(헤이카카오 앱에서 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물론 카카오미니와 카카오톡 연동을 해봤다면 이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 뭔가 걸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걸린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느끼며, 이제 다음 체험으로 넘어가 보자.

▲ 미니링크와의 외출. 이미지가 나쁜 것은 거울의 문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더 깨끗한 거울에서 촬영하고 싶었으나 왠지 부끄러워서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기념사진. 사진=최진홍 기자

진정한 인싸가 되다
미니링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아웃도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선도 필요없고, 무엇보다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이기에 무리없이 밖으로 다닐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현재, 고품격 경제전문지 <이코노믹리뷰>는 기자들의 건강을 위해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단행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기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세척 등 개인위생을 완벽히 이행한 후 화장실 대야에 물 떠놓고 기도한 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브리핑을 겸허히 시청한 다음 미니링크와 함께 야외활동을 나서기로 마음 먹었다.

원래는 손에 쥐고 다닐 생각이었으나 나가는 길에 의류수거함에 낡은 아이들 옷을 투척하라는 밀명을 받은 관계로 가방 끈에 미니링크를 부착했다. 귀엽고 노란 컬러의 천진반 라이언 대가...아니 라이언이 방긋 웃는다.

▲ 가방에 매달린 미니링크. 사진=최진홍 기자

아파트 정문을 지나 한산해진 거리를 걸으며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봤다. 바람이 꽤 부는 날씨임에도 미니링크는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이어 날씨를 물으니 의외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실내에서 집중하고 음성을 들었을 때는 의외로 그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밖에 나오니 그 음성 수준이 상당히 강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노이즈 캔슬링, 에코캔슬링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곳은 역시 아웃도어, 야외다. 무엇보다 음성의 크기를 조절하니 큰 무리가 없다.

집 근처 놀이터로 향하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지 않은 아이들이 미니링크를 보며 관심을 보인다. 뭔가 놀이터의 인싸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한참이나 미니링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니링크 기기를 바닥에 세워둘 수 있는 별도의 액서서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휴대용 기기라 큰 고려사항은 아니지만 미니링크와 더 친해지려면 역시 서로 얼굴을 봐야하지 않을까.

▲ 놀이터 인싸. 미니링크. 사진=-최진홍 기자
▲ "너도 즐겁니?" 미니링크와 즐거운 한 때. 사진=최진홍 기자

확장의 경제학
미니링크 '리뷰'는 사실 인공지능적 측면에서 별 의미는 없다. 헤이카카오라는 인공지능이 이미 카카오미니 등 모바일 기기에 스며들어 아직 미약하지만 천천히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즉 이미 인공지능 스피커에 익숙한 상태에서 미니링크는 그 하드웨어 그릇을 작고 귀여운 휴대용 기기에 녹여냈기에, 미니링크에 질문을 하거나 그 수준을 평가하는 '리뷰'는 현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다.

다만 미니링크의 하드웨어 특성에 대한 '리뷰'는 필요하다. 그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미니링크는 작고 귀여운 하드웨어 폼팩터를 바탕으로 카카오 인공지능인 헤이카카오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 알렉사 에코가 다양한 파생 라인업을 출시하는 것처럼, 이제 카카오미니도 미니링크와 같은 다양한 파생 라인업으로 하드웨어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보이는 중이다. 

여기에 다른 기기와의 연동을 강화한 것은 신의 한 수다. 미니링크를 바탕으로, 이제 카카오 인공지능 생태계는 거실을 넘어 아웃도어까지 파격적으로 품어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의도했는지 모르지만(아마 했겠지만) 아이들에게 미니링크가 큰 인기를 끄는 대목은 정말 절묘하다. 밀레니얼 세대에도 들어가지 않는 10대 이하의 아이들이 가볍게 처음 만나는 인공지능 기기 중 하나가 바로 미니링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귀엽고, 작고, 거실이나 방에 있지 않아 부모의 허락이 없어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이러한 강점만으로 미니링크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 외 기술력도 상당히 훌륭하다. 음성인식이나 연동, 확장성 모두 합격점이다. 현존하는 하드웨어의 한계를 대부분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물론 경천동지 수준의 하드웨어 혁명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카카오는 미니링크를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 확충에 있어 하드웨어의 디자인과 감성, 쓰임새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