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22일 분양권 전매 제한 지역이 비규제 지역인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광역시까지 확대된다. 이로 인해 분양권 전매 제한 비규제라는 메리트가 상실되면서, 이들 지역이 다시 청약 비인기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분양권 전매제한 확대로 청약과열 양상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과 인기 수도권 지역 외에 다른 지방이나 수도권 지역은 청약 사각지대로 전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포시 풍무역 일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지난 15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지방광역시 중 도시 지역의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권 전매 제한을 금지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22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승인을 신청하는 단지에 한해 적용된다. 기존 수도권(비규제지역)과 지방광역시 민간택지 아파트에 적용된 전매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늘려 분양권 전매를 전면 금지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청약 가점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청약가점은 상반기의 55.9점보다 약 5점 가량 상승한 60.6점을 기록했다.

상반기 청약 열풍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 주로 집중됐다.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폭이 컸던 상위 10개 지역은 서울, 인천, 부산, 수원, 화성, 청주, 대구, 천안, 대전, 용인 순으로 청주와 천안을 제외하면 모두 광역시와 수도권 일대에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1순위 청약경쟁률도 전국 평균인 25대 1보다 높아, 천안은 82대 1, 화성 73대 1, 서울은 67대 1, 수원은 51대 1, 부산 40대 1, 인천과 대전은 29대 1 등을 기록했다.

이번 분양권 전매제한으로 기존 규제지역인 수도권 대다수는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광역시 비인기 지역의 청약 시장에는 일정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대구시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대구는 올해에 1만여 가구 정도가 분양하는데 투기과열지구인 수성구 등처럼 일부 규제 지역을 제외하면 분양 시 청약률과 가점 등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광역시 비규제 지역의 경우 청약통장 가입 후 반년이면 예치금 충족이 가능해, 시세차익을 위한 전매 등이 비교적 수월했다. 그러나 향후 이들 지역도 모두 분양권이 전매 제한에 걸리면서 이런 메리트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오히려 청약 선호 지역으로 통장이 몰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 업자의 주장이다.

규제지역이 대다수인 수도권 역시 이미 강화된 분양권 전매제한이 실시되고 있어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청약 수요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 6.17 대책으로 기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이미 6월 19일부터 강화된 분양권 전매제한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도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의 전매가 불가능하다. 반면 파주와 김포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 청약 시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 실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김포 등 기존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이번 시해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가 불가능해져 청약시장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실상 대다수 수도권 지역은 6.17 대책으로 이미 규제지역으로 선정돼, 수도권 전체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수도권보다는 지방 광역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방에서는 광역시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대책으로 단기 투기 목적의 수요가 잦아들면서,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이나 가점 등을 낮추는 영향은 있을 것이다. 다만 울산이나 대전 등 일부 광역시의 청약 시장은 당분간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이어 “기타 지방의 경우 경쟁률이 높지 않고, 세종과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 모두 이전보다 청약 선호가 주춤해 질 것이다. 따라서 이번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