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LG화학(051910)이 물적 분할을 결정하자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결정에 화를 내는 것도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현 시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LG화학의 분사 결정이 주주들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주가가 연일 떨어지던 때에도 ‘저점 매수 기회’라는 등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내놨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더 이상 2차 전지 관련 주식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를 증명하듯 계속 떨어지는 LG화학의 주가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데 충분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그러나 LG화학의 분사 소식이 대대적으로 전해진지 3일째 되던 지난 18일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후회가 없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LG화학 주가, 이틀 간 급락하다 삼일 째 반등

LG화학의 분사 소식은 지난 16일 사실상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사안이 아닌 가능성에 불과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전일 72만6000원에서 5.37% 떨어진 68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날 LG화학의 주가는 장 중 최저 68만5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어 다음날인 17일 LG화학의 분사 소식은 가능성이 아닌 사실이 됐다. 이날 LG화학은 전일 종가 대비 2.33% 떨어진 67만1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LG화학은 장 중 최저 62만50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다 살짝 오른 64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무려 전일 종가 대비 6.11%나 떨어졌다.

이처럼 LG화학의 분사 소식에 이틀간 주가는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이틀간 무섭게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 했다.

LG화학의 분사 소식이 3일째 이어지던 지난 18일 LG화학의 주가는 소폭 오른 65만3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심지어 이날 기록한 장 중 최저가는 65만원으로 전 일 종가 대비 살짝 높았다. 결국 이날 LG화학은 66만6000원으로 전일 대비 3.26% 오른 채 거래를 종료했다.

▲ 출처=하이투자증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결과가 단 3일 만에 나타나자 LG화학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다가올 21일 이후에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 떨어뜨린 ‘원인’ 현실화 가능성은

LG화학의 분사 결정은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주가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만큼 LG화학의 주가에 배터리 사업 부문에 대한 가치가 많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배터리 사업으로 인해 LG화학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고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게다가 물적 분할에 따라 LG화학이 자회사인 배터리 사업 부문의 가치를 할인해 반영함으로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만일 배터리 부문에 대한 상장이 진행된다면 LG화학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LG화학의 주식을 팔고 배터리 부문과 관련한 주식을 사게 되면서 LG화학에 대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이밖에 배터리 사업 부문의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현재 성장 가능성이 큰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를 LG화학이 다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 역시 주가 하락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배터리 부문에 대한 전망이 밝은 상황에서 LG화학의 이 같은 결정은 개인투자자들로 하여금 갖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우려를 낳았고, 결국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관건은 분사된 배터리 부문의 가치가 얼마인가”라며 “만일 배터리 부문의 가치가 현재 LG화학의 주가에 반영된 수준보다 높다면 모회사인 LG화학의 가치도 같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배터리 부문이 상장된 이후 LG화학 주식을 팔고 배터리 주식을 살 지 여부도 상대적 가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만약 분사된 배터리 부문의 가치가 지금 주가에 반영된 수준보다 높게 형성된다면 LG화학의 주가 역시 이를 선반영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요인은 크지 않다”며 “분사 이후 상장까지 1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기업 가치는 더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점 매수 기회” VS “거품 빠지는 중”

LG화학의 분사를 놓고 개인투자자들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갈리고 있다. 증권사에 소속된 연구원 대부분은 현 상황을 ‘저점 매수 기회’라고 내다보는 중이다.

그러나 증권사 밖의 전문가 혹은 증권사 타이틀을 달지 않고 의견을 말하는 전문가들은 매도 타이밍이라고 돌려 말하기도 했다. 그 동안 너무 많이 오른 데다 2차 전지 분야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LG화학의 물적 분할과 주가 변화에 따른 개인투자자들 각자의 투자 철학과 신념, 판단이 중요한 순간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을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한다”며 “물적 분할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미 지난 2일 간의 급락으로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는 2024년까지 안정적인 전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고, 첨단소재‧생명과학 부문의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도 도모할 수 있다”면서 “IPO를 가정한다 해도 최소 1년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LG화학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이번 물적 분할 이후 원론적으로 LG화학의 주주가치에 변화는 없다”며 “분할 방법에 대한 이견은 지엽적인 노이즈”라고 언급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을 비롯해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현 시점은 LG화학 투자에 있어서 적기”라며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반면 증권사 연구원들의 전망과 분석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현 시점을 매도 타이밍으로 바라보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투자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전문가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데다 거품도 많이 껴 있는 상황”이었다며 “물적 분할이라는 적당한 매도 핑계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고 그 때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며 “이쪽 업계에 몸담고 있지 않았다면 당장 팔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증권사 관계자들 입장에선 오래 살아남기 위해 시장 혹은 주식이 나쁘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LG화학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분석을 100% 신뢰할 수 없음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