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출처=제주항공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제주항공(089590)의 사업 다각화 계획이 삐걱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호텔사업부문의 적자 가능성이 점쳐져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수익 다각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제주항공의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항공, 승승장구 호텔사업… 개점 1년도 안돼 흑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는 이달 1일 오픈 2주년을 맞았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서울홍대는 제주항공이 지난 2018년 사업 다각화 차원으로 야심차게 문을 연 호텔이다. 294실 규모로 지어졌으며, 전 세계에서 2500여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호텔체인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의 소속 브랜드다. 

제주항공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지난 2016년 호텔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여객수송 중심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관련 산업에 진출해 추가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따라 그해 8월 이사회를 통해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내 호텔 운영권에 6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호텔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12월에는 73억원을 출자해 퍼시픽제3호전문사모부동산투자유한회사를 설립,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를 건설했다. 

개점 1년 간 호텔사업의 성과는 눈부셨다. 주중 85%, 주말에는 95%로 높은 객실점유율 기록하며 오픈 1년 만에 빠르게 안정화됐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의 자체적인 고객만족도 평가에서도 같은 해 개관한 아시아지역 8개 호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를 기록해 아시아지역 베스트 오프닝 호텔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경영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월 9월 말 2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호텔사업 부문 매출액은 그해 12월 말 26억4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말 45억4100만원, 같은 해 3분기 71억7800만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 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운영 준비로 인한 일시적 비용 증가로 15억7300만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3억8600만원 흑자전환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어 그해 말에는 6억7100만원으로 흑자폭을 늘렸다. 호텔 개관 1년도 채 안 돼는 시점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한 셈이다. 

호텔 등 숙박업이 풀서비스캐리어(FSC)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깼다는 평가다. 호텔 등 숙박업은 항공업과 강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사업이다. 항공여객과 연계한 에어텔(항공권+호텔) 등 상품으로 부가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해서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업종이 연계된 여행상품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투자비용이 크고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진입은 쉽지 않은 형국이다. FSC인 대한항공은 KAL호텔네트워크 가지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또한 금호리조트와 웨이하이포인트 호텔을 통해 호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이 2017년 이후 매해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경우 제주항공의 호텔사업 성과는 더욱 고무적이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제주항공 호텔사업 매출 현황.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보이콧 재팬에 코로나19까지… 올해 적자 가능성 솔솔

하지만 지난해 연말 보이콧 재팬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제주항공의 호텔사업 부문 수익성은 급격하게 쪼그라 들고 있다. 

제주항공의 올 3월말 기준 호텔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억92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16억5200만원까지 적자폭이 3배가량 늘었다. 흑자전환 3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상황이 이쯤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제주항공 호텔사업의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혔고, 이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로 호텔 사업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서울홍대의 경우 주 이용 고객이 외국인인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되기 까지 실적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의 투숙객 가운데 우리나라 여행객은 20%에 불과하며 외국인 비중이 80%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제주항공의 전체 매출 가운데 호텔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 다각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제주항공의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74억원 적자) 대비 적자폭이 3배가량 확대됐다. 2분기 당기순손실도 832억원에 달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5년 만이다.제주항공은 앞서 1분기에도 657억원 영업손실을 내 상반기 적자만 15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FSC와 같이 항공화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제주항공 매출의 효자로 꼽히는 부가서비스 또한 여객 수요가 살아나야만 발생 가능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국인 투숙객 유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 수요같은 대체 수요를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