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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미비하지만...수입 순수 전기차 '파상공세'현대차·기아차 기세와 까다로운 인증절차에 혀 내둘러
보조금 정책·수입차 확산 등 매력있는 한국 지속 공략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테슬라 등 유력 업체들이 주름잡고 있는 국내 순수 전기차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에 우호적인 한국 정책에 발맞추는 동시에 기존 시장 입지를 강화하거나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17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별 순수전기차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구매 보조금이 고객에게 지급되는 승용차가 30종 게재돼 있다.

각 업체가 한국에서 순수전기차를 출시하더라도 환경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에 오르지 못한다.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차량별 제조사들은 국내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차량 상품성을 공인받는데 힘쓴 것으로 해석된다.

수입차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순수전기차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해당 시장의 규모는 급격히 확장돼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차량 신규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월 국내 판매된 순수전기차 수는 외산 2242대로 3년 전인 2017년 1~7월 55대 대비 폭증했다.

▲ 푸조의 공식 수입판매사 한불모터스가 지난 7월 출시한 순수전기차 뉴 푸조 208. 출처= 한불모터스

수입차 업체 중 테슬라 빼곤 전기차 시장 존재감 ‘미미’

수입 전기차의 판매량은 올해 기준 국산차 판매량의 13.4%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료에 따르면 국산 전기차의 판매 대수는 2017년 1~7월 5733대에서 올해 1~7월 1만6710대로 확대됐다.

수입 전기차 시장 통계치엔 최근 국산차 업체의 수요를 위협하고 있는 테슬라의 판매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 테슬라가 KAIDA에 가입하지 않음에 따라 회원사 실적 집계 과정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통계치는 특수한 사례인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업체의 한국 전기차 시장 입지가 여전히 미미함을 입증한다.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한국에서 내연기관차로 상승가도를 달리는데 반해 순수 전기차로는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뭘까. 아직 고유의 브랜드 감성과 제품 특징을 갖추고 있지만 국산차의 가성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순수전기차 간 성능·가격 등 분야별 격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차, 기아차 등 국산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순수전기차의 성능은 수입차들이 따라잡거나 추월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기아차 니로 EV·쏘울 EV 등 국산 순수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는 380~400㎞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전력 단위인 1킬로와트시(㎾h) 당 달릴 수 있는 거리인 전비도 6㎞대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인다. BMW i3(208~248㎞),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매틱(309㎞),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307㎞) 등 글로벌 유수 브랜드들도 순수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에선 한국차 수준을 쫓아가기 어렵다. 이들 외산 순수전기차들이 한국차 대비 큰 용량의 배터리를 갖추고 있는데 비해 짧은 주행거리를 갖춘 점은 전력효율(전비) 측면에서도 경쟁 열위에 놓임을 의미한다.

국내 순수 전기차들이 국산이냐 외산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성능을 보이는 배경엔 저공해차 인증의 차이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순수전기차 성능 인증 시험도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환경부가 전기차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준수하는 ‘제작자동차 인증 및 검사 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내 출시를 앞둔 전기차는 미국 환경 보호국에서 채택한 차량 연비 테스트 방식인 UDDS에 더해 HWFEW 등 두가지 방식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타이어 공기압, 주행 시 기온, 차량 사전 주행거리 등 다각도로 정해진 기준에 맞춘 차량만 인증 시험 차량으로 허용한다.

국산차 업체도 국내 순수전기차 성능 인증 절차에 진땀 빼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최대 주행거리를 국내에선 406㎞로 인증 받은 데 비해 독일에서는 19.2% 가량 더 긴 484㎞로 인증 받았다.

▲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8월 출시한 순수전기차 르노 조에.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수입차 업체, 보조금·수입차 선호 한국에서 지속 활로 모색

수입차 업체들은 앞서 국내 순수전기차 시장을 기선제압한 일부 경쟁사들이 끌어올린 고객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브랜드 고유 특징을 디자인이나 각종 사양 등에 반영하는 등 차별화한 감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당장 아우디는 사이드 미러캠 등 첨단사양, 준대형 SUV 등 특징을 갖춘 e-트론으로 기존에 국내에 판매되지 않은 상품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푸조(한불모터스)는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차급에 가격차까지 최소화한 전기차 모델 e-208, e-2008 등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가격 진입장벽을 줄인 점으로 소구하고 있다. 국산차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도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전기차 르노 조에가 전국 르노삼성차 서비스센터에서 동일하게 정비받을 수 있는 등 폭넓은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점을 앞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자국 업체를 보호하는 기조를 보이는 점은 수입차 업체에겐 고민거리”라면서도 “수입차 업체들은 그럼에도 막강한 보조금 정책이 도입된 동시에 수입차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20.09.17  1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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