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ESR 물류센터. 출처= SK(주)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SK그룹(이하 SK)의 투자형 지주사 SK㈜(034730)가 글로벌 물류회사 ESR(e-Shang Redwood Group)의 보유지분(11.0%)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 17일 SK㈜는 전체의 4.6%에 해당하는 ESR 주식 1억4000만 주를 주당 22.50 홍콩달러에 블록딜(Block deal)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약 4800억원 규모로, 이번 일부 지분 블록딜로 1차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이번 블록딜 이후에도 SK㈜는 ESR 지분 6.4%를 보유하게 되며, 16일 종가 기준 보유지분의 가치는 약 7400억원 수준이다. 일련의 변화를 반영하면 SK㈜의 ESR 지분의 가치는 4900억원에서 1조2600억원으로 상승했다.  

2011년 설립된 ESR은 전 세계 물류센터 약 270곳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물류 인프라기업으로 아마존·알리바바·JD닷컴 등 글로벌 고객사만 약 200곳에 이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문화된 최신식 물류 인프라를 갖춘 ESR의 경쟁력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됐다. SK㈜는 ESR이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많은 수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ESR의 가치는 급등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ESR 주가는 공모가(16.8홍콩달러) 대비 약 47%(9월 16일 기준, 24.75홍콩달러)까지 상승했으며, SK㈜ 지분 가치는 투자 대비 약 2.5배가 늘었다. 
 
ESR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SK㈜가 보유한 잔여지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도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올해 들어 SK바이오팜 상장, SK E&S 중간배당을 비롯해 이번 ESR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미래 성장 동력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투자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는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소재, 新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배터리부터 소재, AI,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 분야에 고루 투자한 SK㈜의 성장 투자 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도 SK㈜는 성장잠재력이 큰 항체신약개발,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이머징테크(Emerging-Tech·혁신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SK㈜ 관계자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SK㈜는 국내의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라면서 “글로벌 투자의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ESR과 같은 투자 성과 실현이 지속될 것이며, 시장의 기대에 걸맞는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