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오른쪽부터 네번째)와 코삭 차이라스미삭 CP올 집행위원회 의장(오른쪽 다섯번째) 등 양사 관계자들이 16일 한국, 태국에서 화상시스템을 이용해 업무협약을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현대글로비스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현대글로비스(086280)가 태국 재계 1위인 CP그룹(Charoen Pokphand Group)과 사업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현지와 아세안 물류시장을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글로비스는 16일(한국시간) CP그룹 유통 계열사인 CP올(All)의 물류 자회사 올나우(All Now)와 ‘고객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적 협업관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약식은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양국에서 온라인 화상시스템을 이용한 비대면 서명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코삭 차이라스미삭 CP올 집행위원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 관계자가 양해각서에 서명을 하며 협업 의미를 더했다.

양사는 올해 안으로 CP그룹이 태국 전역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상품 운송에 전기 트럭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태국 물류 현장에 전기 트럭이 도입되는 최초의 사례다.

CP그룹은 태국 재계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사업을 하는 CP푸드를 비롯해 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는 유통회사 CP올, 통신·미디어 전문 트루 그룹 등을 통해 세계 21개국에서 연 매출 약 74조원을 올리고 있다.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0% 수준이다. 특히, CP올을 통해 1989년부터 태국 전역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 약 1만2000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현지 편의점 시장 점유율 65%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는 CP올 물류센터에서 일선 세븐일레븐 매장으로 상품을 나르는 배송 물류사업을 수행한다. 사업 개시 시점과 운영 방안 등 사업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 트럭을 내세워 다른 사업자와 차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파트너십 체결 시 그룹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 트럭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이미 전기 트럭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이 CP그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올해 전기 트럭 시범사업에 착수해 개선점을 찾고 보완, 내년부터 일반 트럭과 함께 사업에 투입한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태국 물류 시장에 최초로 전기 트럭이 적용된 사례가 될 것으로 양사는 분석하고 있다. 

양사는 사업 진행상황을 검토하면서 전기 트럭의 비중을 늘려 친환경 물류 전환에 속도를 더욱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와 CP그룹은 세븐일레븐 물류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현재 CP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물류 기능을 통합하고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서 노하우를 전수하고 협업관계를 구축해 전기 트럭 활용 확대 및 스마트 물류사업 등 협업 영역을 CP그룹 계열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캄보디아 등 인근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로 진출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동반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현대글로비스는 동남아 경제대국 태국까지 물류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아세안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지난 2018년 아시아 물류 허브 싱가포르에 진출해 시장 공략의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동남아 첫 해외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핵심국가인 태국에서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며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인근 아세안 국가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