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향후 2023년까지 제로 수준인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향후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 모든 지원책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뉴욕 증시는 Fed 발표 직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가 약세로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FFR)를 0.00~0.25% 수준, 즉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시장이 FOMC 기대치에 부합하고,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조금(moderately)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지금의 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Fed가 이날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현행 제로 금리는 최소 2023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됐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총 17명으로 구성된 FOMC 위원 중 전원이 내년까지 지금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6명은 2022년까지, 13명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평균물가목표제(AIT)에 대해서도 “장기에 걸쳐 기존 물가 목표인 2% 달성을 추구하겠다"라며 “물가가 완만하게 2%를 초과해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저물가가 지속되는 건 경제에 훨씬 해롭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미국 경제 전망을 이전보다 상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월 당시 –6.5%에서 -3.5%로, 올해 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0.8%에서 1.2%로 조정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9.3%에서 7.6%로 하향, 내년 말엔 5.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전체적인 경제 활동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향후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어느 정도(a while)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통화 및 재정 정책, 양적 완화 정책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올 3월부터 미국 국채를 매달 800억달러, 주택담보증권(MBS)의 경우 400억달러씩 매입하고 있다. 이 매입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정책 실탄이 바닥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서도 “많은 수단들을 갖고 있다”라며 “연준은 많은 대출 프로그램들과 포워드 가이던스 등 할 수 있는 게 많이 남아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슨 30 산업평균지수는 0.13% 오른 28,033.17로 거래를 마쳤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S&P) 500 지수는 0.43% 하락한 3,386.56, 나스닥 지수는 1.25% 하락한 1만1050.47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