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세계조선호텔이 5성급 호텔 독자브랜드 ‘조선 팰리스’와 ‘그래비티’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세계조선의 독자호텔 브랜드는 '레스케이프' '그랜드 조선' 등 4개로 확장된 상태. 이에 업계에서는 호텔 독자경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신세계조선은 ‘조선 팰리스’와 ‘그래비티’ 등 독자브랜드 호텔을 2021년 상반기 오픈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 독자브랜드 ‘그랜드 조선’ 론칭을 밝힌 후 4개월만의 행보다. 호텔사업 확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 신세계조선의 호텔 독자경영 확대, 더 나아가 그룹 상속과 연결되기도 하는 이슈. 이에 호텔 사업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감도
오픈예정 5개 호텔 중 4개는 '독자 경영' 

신세계조선호텔이 2021년까지 오픈할 예정인 5성급 호텔은 총 5곳이다. 오는 10월 부산 해운대에 '그랜드 조선'을 개관하고, 메리어트 계열 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11월 오픈), '그랜드 조선 제주'(12월 오픈)이 이어 고객을 맞는다. 

오는 2021년에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등 3개의 호텔이 오픈 예정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의 행보에서 눈여겨 볼 점은 그랜드 조선(2개), 조선 팰리스(1개), 그래비티(1개) 등 4개 호텔을 신세계조선이 직접 경영한다는 점이다. 독자브랜드 신설 후 독립경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고 있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신세계조선이 적극적으로 홀로서기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그룹과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왔던 이전의 방식과의 간극이 커서다. 

신세계조선의 전략 수정이 처음 감지된 것은 2018년 오픈한 첫 독자호텔 ‘레스케이프’에서다. 당시 신세계조선 이용호 대표는 "5년간 5개 이상 독자 브랜드 호텔 오픈"이라는 청사진을 내놨고, 이 청사진은 점차 구체화 되어가는 모습이다.

신세계조선의 독자경영 행보에는 2014년 이후 이어지는 영업적자도 지적된다. 최근 6년간 메리어트 그룹에 지급한 호텔 로열티는 ▲2014년 24억원 ▲2015년 23억원 ▲2016년 28억원 ▲2017년 26억원 ▲2018년 27억원 ▲2019년 29억원 등 157억원에 달한다. 지난 3년간 3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보면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다. 

▲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조감도
적자에도 공격적 투자…왜?

롯데호텔, 신라호텔 등 경쟁사들 역시 객실 수 확대, 호텔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에 따라 붙는 신세계의 움직임이 대단히 빠르다. 경쟁사(롯데, 신라) 대비 적극적인 투자에 대해 업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호텔사업 확장의지, 2경영 승계 준비 등과 맞물렸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의 5성급 호텔 사업장은 현재 4개, 1298실 규모. 롯데호텔(6330실), 신라호텔(4968실)과는 차이가 있지만 올해 오픈될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제주'가 고객을 맞으면 600여개의 객실이 더해진다.

2017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도 호텔 관련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이같은 해석이 힘을 싣는다. 

최근에도 신세계그룹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 옛 르네상스호텔(연면적 23만9000㎡) 부지에 2개의 빌딩을 건설하고,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으로 활용하는 지역이다. 신세계 조선의 자체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가 들어서는 곳이 이곳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장남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방학 기간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실습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호텔 사업을 전담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지분은 이마트 98.9%를 보유 중인 상태, 이에 업계에서는 신세계조선의 행보가 후계구도 마련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