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에서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 경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은 등한시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000만명에 육박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연내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이어 화이자까지 부작용 보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백신 후보물질은 9개다.

이중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로 꼽혔던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부작용 의심으로 3상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횡단척수염이라는 희귀 척추 염증성 질환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후 부작용 조사를 끝낸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임상시험을 재개했지만 미국에서는 보류됐다. 미국 규제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부작용을 겪은 참가자의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구체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립보건원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투여에 따른 부작용 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지만 관련 환자의 조직 및 혈액 샘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도 3상 임상시험에서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화이자는 15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내성을 계속해서 정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보고된 부작용은 개발 중인 백신의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화이자는 4만4천 명의 자원자 중 2만9천여 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잇단 부작용 발생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이탈하는 인원도 나오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달 14일부터 스페인에서 1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2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백신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임상시험을 중도 포기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도중에 포기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임상시험을 정상적으로 이어갈 만한 인원이 남아있다고 해명했다.

중국산 백신, 11월부터 일반인 접종 가능성

부작용 우려 속에서도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거침이 없다. 오히려 경쟁사들의 위기를 발판삼아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중국 CCTV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오는 11월부터 일반 대중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는 시노팜, 시노백, 칸시노 등 4개 제약회사가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백신은 이미 의료진과 공안 등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우선 접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백신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다는 이유로 안전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아랍에미리트는 중국 시노팜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필리핀도 중국산 백신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서구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을 통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중국산 백신의 사용승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