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의 물류 자동화 로봇 '키바'. 출처=갈무리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LG화학(051910)이 전기 자동차 시장을 넘어 로봇 산업으로도 배터리 사업의 외연을 확장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은 미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물류 자동화 로봇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 로봇에 탑재될 배터리는 원통형 21700 배터리로, LG화학이 지난 2월부터 미국 테슬라에 '모델 3'용으로 납품해 온 제품이다.

앞서 아마존은 2012년 미국 로봇 제조 업체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달러(약 9100억원)에 인수, 물류 창고에 로봇들을 배치해 왔다. 사람을 대신해 물건을 옮기는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현재 아마존의 물류 로봇은 4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아마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시점은 오는 2023년부터이며, 납품 물량은 수백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나, 서비스 로봇 시장이 연 평균 29%씩 급성장 중인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잠재적 고객사들을 영입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LG화학은 글로벌 서비스 로봇 1위 업체인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화학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번 계약을 두고 LG화학 내부에서도 고무된 분위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약 일주일 앞둔 가운데 체결된 글로벌 거대 기업과의 계약은 LG화학의 배터리 경쟁력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3월 처음으로 세계 전기차(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하이브리드카(HEV) 배터리 사용량 1위에 오른 뒤 5개월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LG화학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정보를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