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066570)가 새로운 스마트폰 LG 윙을 14일 오후 공개했다. 내달 국내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에 순차 출시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공개되기 전 LG 윙에 대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두 개의 화면을 연결해 작동하는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누군가 LG전자를 말려야 한다"는 비야냥이 나오기도 했고, 반대편에서는 "심상치 않은 폼팩터의 진화가 눈길을 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호불호는 LG 윙이 본격 등장하자 하나의 의견으로 합쳐지는 분위기다. "LG, 이번에는 사고 한 번 치지 않을까?" 업계에서는 짐볼 기능을 강화해 동영상 제작에 있어 주변주의 꼼꼼한 부분을 세심하게 잡아낸 LG 윙의 정체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 출처=LG전자

신박한 폼팩터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폼팩터 변화에 있어 폴더블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지원할 망정 접는 수준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채택하지 않았다. 당장 폴더블을 넘어 롤러블로 나아갈 것임을 숨기지 않은 가운데, 그 연장선에서 LG 윙의 하드웨어 폼팩터도 흥미롭다는 평가다.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바(Bar) 타입 스마트폰의 편의성에, ‘스위블 모드(Swivel Mode)’를 지원하며 두 개의 화면을 연결해 돌리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고객은 평상시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 시,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숨어 있던 세컨드 스크린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관건은 호환성이다. 두 개의 화면이 지원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연결된 사용자 경험이 필요하다.

LG 윙은 이 지점에서 합격점이다. 스위블 모드를 이용하면 고객은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메인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면서 세컨드 스크린으로는 재생, 빨리감기 등 영상 컨트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플랫폼 파트너인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서는 PIP(Picture In Picture)를 지원하고 레이브, 픽토, 투비 등의 파트너와도 협업해 세컨드 스크린을 ‘실시간 채팅’, ‘영상 추천 및 검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안도 지원된다. 메인 스크린으로 대화면 영상을 시청하면서 세컨드 스크린으로 친구와 채팅을 하거나, 검색을 할 수도 있다. 또 메인 스크린을 세로로 돌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세컨드 스크린으로 음악을 고르거나, 전화 수신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멀티 앱 기능도 강하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매번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할 필요 없이, 한 번의 터치로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에 즐겨 쓰는 앱이 나타난다.

호환성에 이어 기본적인 편의성도 훌륭하다.  ‘ㅜ’, ‘ㅏ’, ‘ㅗ’ 등의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거치의 측면에서 LG 윙이 다른 스마트폰과 다른 차별성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메인 스크린이 견고하고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모바일용 초소형 힌지(Hinge)’를 자체 개발했다.

▲ 출처=LG전자

디스플레이는 노치리스 스타일이다. 메인 스크린에는 ‘6.8형 20.5:9 화면비의 노치리스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Notchless OLED FullVision Display)’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또 스위블 모드일 때 세컨드 스크린을 한 손으로 편하게 쥐고 감상할 수 있으며 그립 락 기능도 꼼꼼히 지원된다.

카메라 기능도 준수하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전면카메라 대신, 별도의 3200만 화소의 팝업 카메라를 적용해 전면 디자인을 꾸렸고 후면에는 각각 6400만(광각), 1300만(초광각), 1200만(초광각) 3개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무엇보다 짐볼 모션 카메라가 눈길을 끈다. 짐벌(Gimbal)은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카메라가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 장비다. 스위블 모드로 전환해 촬영하면 스마트폰이 ‘ㅜ’자 형태가 되며 한 손으로도 편하고 안정감 있게 촬영할 수 있다.

LG 윙이 카메라 촬영 및 제작 기능에 특히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LG전자는 세컨드 스크린에 ▲스마트폰을 움직이지 않고도 카메라 앵글을 조정할 수 있는 ‘조이스틱’ ▲피사체를 상하좌우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락(Lock) 모드’ ▲스마트폰이 빠르게 움직여도 카메라가 천천히 따라오며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팔로우(Follow) 모드’ ▲수평하게 이동하며 상하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팬 팔로우(Pan Follow) 모드’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촬영하기에 적합한 ‘FPV(First Person View) 모드’ 등 동영상 촬영 전문 장비인 짐벌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 누구나 쉽게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듀얼 레코딩이 가능하고 세컨드 스크린을 활용하면, 영상 편집도 간편해진다. LG 벨벳부터 본격 적용되어 실 사용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타임랩스(Time Lapse)’, ‘보이스 아웃포커스(Voice Outfocus)’, ASMR 등 ‘크리에이터트 킷’도 탑재했다.

손 맛도 좋다.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고, 초경량 노트북 ‘LG 그램’의 경량화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는 설명이다. 기본모드나 스위블 모드에서 모두 무게 중심이 제품의 중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체 공학적 설계가 적용됐다. 또 세컨드 스크린 주변을 윤활성이 좋은 POM(Poly-Oxy-Methylene) 소재로 특수 처리했다. 이는 동영상 제작에 LG 윙이 강하게 집착하고 있다는 증거로도 활용된다.

▲ 출처=LG전자

카메라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LG 윙의 독특한 하드웨어 폼팩터는 앱 연결성을 전제로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는데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동영상 촬영 및 편집에 중점을 둔 분위기도 연출된다. 이를 위해 스위블 모드는 물론 일반 모드에서도 촬영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짐벌 기능을 탑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동영상 제작에 있어 다수의 제조사들이 카메라 기능에만 방점을 찍었다면, LG 윙은 카메라 기능은 물론 하드웨어 자체의 기능성을 고도화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무게부터 중심잡기까지 꼼꼼히 신경을 썼다.

다만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퀄컴 스냅드래곤 765G 5G를 지원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