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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말할 땐 마스크...'거리두기 2단계' 달라진 풍경카페·음식점 내 '마스크 대화' 철저... PC방선 라면냄새 사라져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14일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사람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편은지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어서오세요, QR코드를 등록하시거나 명부를 작성하시고 노란선 바깥에서 주문하신 후 카드를 꼽기 전에 손 소독제를 사용해주세요. 매장 이용하실 경우 음료를 드실 때만 마스크를 벗어주세요. 번거로우시더라도 부탁드립니다.”

14일 오후 1시 서울대입구역.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서니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연신 반복하는 종업원이 눈에 띄었다. 매장 내 좌석에 앉아 마스크를 쓴 채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모습은 낯설기까지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프랜차이즈 카페 내에서 취식이 금지돼 텅 빈 매장만 봐왔던 탓이다. 다만 일일 확진자가 아직 두 자릿수에 진입하지 못해서인지 방역은 종업원의 안내멘트처럼 이전보다 더 철저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눈에 띈 것은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이날 카페 내부에서는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단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음료를 마실 때만 마스크를 내려야 해 번거로울 법 한데도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것)를 한 사람도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 방역지침이 있으나 마스크를 내린 채 대화하던 사람이 꽤 많던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음식점도 밤 9시 이후 취식 금지 조치가 풀려서인지,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한 곳들이 보였다. 기존 대여섯개의 테이블이 일정간격을 두고 놓여있던 한 백반집은, 테이블간 거리를 넓히기 위해 아예 2개의 테이블을 빼버렸다.

해당 분식점 사장 A씨는 “테이블을 다 갖다 치워버렸다. 손님을 많이 못 받아도 밤에 장사할 수 있다는데 하라는 건 다 해야지 별수 있냐. 술 손님만 받아도 훨씬 낫다”며 바쁘게 주방으로 들어갔다. 점심시간, 평소보다 자리가 줄어든 탓에 손님들은 문 앞에 줄을 서게 됐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영업을 하지 못했던 PC방도 이날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PC방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익숙한 라면 냄새가 나지 않았다. 활기를 띨 줄 알았던 내부도 꽤 한산했다. 120여 석의 자리 중 손님이 앉은 자리는 9석에 불과했다. 낮 단골손님인 미성년자 출입과 음식 섭취는 여전히 금지됐기 때문이다.

PC방 사장 B씨는 “원래 같으면 지금은 중고등학생들이 꽉 차서 라면 끓이느라 정신없을 시간이다”라며 “햄버거나 소세지는 유통기한도 있는데 다 폐기해야하고, 저녁 시간에 장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손님이 많이 올 것 같지도 않다. 인건비가 안나오니까 알바생도 다 잘랐는데, 저 혼자 앉아있어도 할 게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면 2달 내로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 B씨는 “월세 내는 날이 코앞인데 월세 내기 2주 전부터 심장이 막 뛴다. PC방 차리면서 받았던 대출금도 못 갚을 지경인데 당장 월세와 관리비 때문에 대출을 또 받았다”며 “그냥 다 망했다. 죽지 못해 산다는 말처럼 딱 그렇게 산다”고 한탄했다.

방역수칙 지키는게 먼저.. 일각에선 “규제 기준 모호” 지적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 첫 날, 번화가의 카페와 음식점 등은 다시 손님들이 찾아들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확진자 수도 지난 3주간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14일 기준 일일 신규확진자는 109명으로 줄었다. 이 중 국내 발생은 98명으로 이틀 째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다만,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완전히 내려가지 않은 만큼 정부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매장 내에서 영업을 하려면 한 테이블 내 좌석 한칸 띄어 앉기나 테이블 간 띄어 앉기로 매장 좌석 내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작성, 테이블간 2m(최소 1m)간격 유지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또 고위험 시설 11종의 운영은 계속해서 제한키로 했다. ▲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 콜라텍 ▲ 단란주점 ▲ 감성주점 ▲ 헌팅포차 ▲ 노래연습장 ▲ 실내 스탠딩 공연장 ▲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 뷔페 ▲ 직접판매홍보관 ▲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1개 시설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두고 규제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사장 C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노래방은 안되는데 PC방은 된다는게 말이 안된다. 다 같이 사람 많이 모이는 위험한 시설이다. 오히려 노래방은 방으로 나뉘어 있지 않느냐”며 “피씨방에서 음식 못먹게 하는 것처럼 노래방도 마이크 커버 의무 착용 같은 제한을 두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러다 진짜 다 망하게 생겼다”며 크게 반발했다.

편은지 기자  |  silver@econovill.com  |  승인 2020.09.14  18: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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