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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절친의 경제학...MS는 울고 웃는다제다이 프로젝트 빙긋, 틱톡 인수전 한숨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여주는 '절친의 경제학'이 눈길을 끈다. 특히 ICT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우면 사업을 전개하기 쉽고, 다소 거리가 있다면 사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는 절친의 경제학에 따라 웃고, 또는 울고 있다.

▲ 출처=뉴시스

'조울증 걸리겠네'
MS가 웃었던 것은 제다이(JEDI) 프로젝트다.

미국 국방부가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 '제다이'를 추진하는 가운데, 해당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MS와 오라클 및 아마존 AWS가 치열하게 경쟁한 바 있다.

사실 업계에서는 AWS가 무난히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AWS는 글로벌 최강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미 중앙정보국의 클라우드 계약을 따내며 최고수준의 보안등급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AWS는 경쟁자인 IBM보다 더 높은 입찰가를 냈으나 무난하게 승리했다.

그러나 최종승자는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친 MS에게로 돌아갔다. 미 국방부는 "MS의 제안이 계속해서 정부에 최고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AWS는 발끈했다. 실력으로 밀렸다면 한 말이 없지만, 자신들이 MS에 밀린 것은 실력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이 있었기 때문이라 비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WS 내부에서는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를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보고서까지 작성됐다. 실제로 CNBC는 지난 2월 AWS의 내부문서를 입수해 "AWS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AWS는 문서를 통해 "국방부의 심각하고 만연한 실책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아마존 망해라'라는 단호한 결의의 반복적 표현과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업계에도 잘 알려졌다.

제프 베조스 CEO는 지난 대선 시절 트럼프 당시 후보를 겨냥해 "그를 로켓에 태워 우주로 날려야 한다"고 비야냥거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제프 베조스를 탐욕스럽고 위선적인 경영인으로 비판한 바 있다. 나아가 아마존이 미국 소매상권을 붕괴시키고 있으며 아마존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미국 우체국이 1.5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제프 베조스 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진 주류 언론, 워싱턴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AWS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사업자 선정을 취소해 달라고 제소했으나, 지난 5일 미 법원은 MS가 제다이를 수주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 연장선에서 MS는 업계 1위 AWS를 누르고 제다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셈이다.

다만 MS는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이라 이익을 본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악연인 아마존이 있었기에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은 경향이 농후하다. 이 애매모호한 MS의 지위는 틱톡 인수전에서 제대로 된 타격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틱톡의 미국 사업부가 오라클 컨소시엄을 인수우선 협상대상자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MS가 틱톡의 강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부상했으나, 뒤늦게 등판한 오라클이 틱톡 인수전에서 MS를 극적으로 밀어낸 셈이다.

MS가 틱톡 인수를 통해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이라는 점이 오라클로 하여금 틱톡 인수전 9부능선을 넘도록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WSJ과 영국 BBC방송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라클의 틱톡 인수 가능성을 두고 “오라클은 좋은 회사며, 틱톡을 감당할 인수자가 될 것”이라 말했다 보도한 바 있다. 그리고 래리 앨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자선회까지 주도할 정도로 열성 지지자다.

▲ 출처=뉴시스

절친의 경제학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는 절친의 경제학은 상당히 많은 지점에서 연출된다.

먼저 애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CEO와는 미중 갈등상황에서 달달한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조립공장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CEO에 대해 호평했으며 이른바 특별관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며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애플의 관세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를 '특별관리' 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별관리가 없으면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팀 쿡의 호소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화답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두 차례나 팀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율관세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두고 유연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장선에서 애플은 오스틴의 자사 조립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철회하는 통 큰 화답선물까지 보냈다.

▲ 출처=뉴시스

21세기폭스를 인수한 디즈니도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절친의 덕을 톡톡히 봤다. 디즈니와 폭스의 메가딜 정국에서 정확하게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 21세기 폭스의 루퍼트 머독의 덕을 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메가딜이 이뤄질 당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직접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에게 전화해 이번 딜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날을 세우고 있는 CNN을 보유한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막았으면서, 자신과 정치적 동지인 루퍼트 머독 회장의 거래에는 축하를 보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를 도왔다는 말까지 나온 바 있다.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절친이다. 이러한 관계가 틱톡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쳤고, 오라클의 미 국방부 제다이 프로젝트 입찰에 나선 배경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한데다 수주경쟁 초반 지나치게 미 국방부가 오라클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결론은 상술한 것처럼 MS에 기회가 돌아가는 것으로 갈음됐다.

한 때 퀄컴 인수를 노렸던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은 뒷통수를 맞은 케이스다. 지난 2018년 3월 4일 싱가포르의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다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브로드컴은 매우 훌륭한 기업”이라고 추켜세웠으나,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이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브로드컴은 미국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15억달러(1조6053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으나 두 회사의 인수합병은 2018년 3월 14일 완전히 파탄났다. 다만 브로드컴의 본사는 예정대로 미국으로 갔다.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주도 뒷통수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반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내놨으나, 미중 갈등이 심해지자 미국 정부는 알리바바의 쇼핑몰을 짝퉁 플랫폼으로 규정해버렸다.

유명한 트럼프 지지자인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도 트럼프 대통령과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실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지만, 업계서는 두 사람의 묘한 기류가 트럼프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압박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9.14  13: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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