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M의 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힌 엔비디아 트위터 계정. 출처= 엔비디아 트위터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가 확정됐다. 엔비디아는 13일(현지시간) 공식입장을 통해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달러에 ARM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약 47조5000억원에 이르는 인수합병 금액으로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320억달러(약 38조원)에 ARM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러나 위워크·우버에 대한 투자 실패와 더불어 소프트뱅크가 기대한 수준의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의 발전은 엄청난 부담이 됐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보유 자산의 매각을 시작했다. 손 회장은 ARM의 매각을 공표했고 엔비디아를 포함해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인수의 주체로 떠오른다.    

다수의 인수 주체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엔비디아가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사실상 엔비디아는 ARM을 인수할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여겨졌다. 이후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 사이에 이뤄진 인수금액에 대한 논의은 400억달러로 접점을 찾았다.  

엔비디아는 인수를 위해 선 계약금 20억달러, 주식 215억 달러, 현금 120억달러를 ARM 측에 지불할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는 소프트뱅크가 ARM의 추후 실적에 따라 현금이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세부 조건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프트뱅크는 이번 거래를 통해 엔비디아 지분의 약 10%의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인수합병 절차는 ARM과 연관된 EU, 영국, 중국,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에는 약 1년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0년 설립된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만들어 삼성전자·퀄컴·애플 등 반도체 제조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회사다. 특히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와 같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설계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애플·퀄컴·삼성전자·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의 오픈 라이선스형 비즈니스 모델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이는 우리의 중요한 비즈니스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