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이 회사를 세우시고 100% 지분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크게 이슈가 발생하자 대대적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자신이 곧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신 것 같은데요.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 대응하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혼동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별로 대표이사 개인이 연루된 위기 형태가 많아서 그런 혼동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조건적 혼동은 적절하지 않은 관행입니다.
우선 대표 개인과 관련된 위기 유형에서는 당사자 개인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나 개선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합니다. 그러나 법인이 사업 과정에서 법인과 관련된 위기를 맞았을 때 대표의 개인적 사과는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대표 개인이 곧 법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 그 생각은 정확하지 않고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관점입니다. 법인은 법인이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라고 해도 개인은 그냥 개인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대표께서 사과하신 그 위기 유형이 대표 개인의 실수나 개인의 업무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 사과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법인 차원의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법인 차원의 사과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일반 기업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 성명을 하단에 기재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일 뿐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의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법인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이를 혼동하는 중소기업 법인의 사과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그런 류의 사과는 종종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미디어 공간 특성 상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 표현과 레토릭이 주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사과입니다.
일단 대표는 정확하게 법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 인정과 개선 및 재발방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두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약속하는 것은 좋습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문제로 보여 지기 보다 문제의 해결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원칙과 규정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자사의 원칙과 규정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는 사과라고 해도 대표이사는 해당 위기가 대표 자신의 것인지, 법인의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리해 판단하십시오. 분리가 된다면 그에 합당한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인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 속에서 대표이사만 보이고 법인인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입니다. 그 사과 속에 대표이사의 개인적 스토리들과 메시지 표현들로 점철된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위기 시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과 결별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법인의 책임과 거리를 두어야 삽니다. 혼동하면 할수록 둘 다 망가집니다.